​가구업계 “라돈 공포? 음이온 열풍 끝났다…철저한 관리만이 살길”

2019-07-18 17:51
가구업계 철저한 관리한다지만…음이온 열풍 때 만든 제품들이 문제
최근에도 라텍스 1위업체 잠이편한라텍스 일부 제품서 라돈 검출
이원욱 민주당 의원, 라돈 종합 체계적 관리 위한 법안 대표발의

모나자이트 같은 방사성 원료물질의 ‘음이온 제품’ 제조를 금지하는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가구업계는 “철저한 관리만이 살 길”이라며 입을 모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지난해 5월 발생한 이른바 ‘라돈침대 사태’ 후 생활방사선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금까지 연간 피폭선량이 1mSv(밀리시버트) 이하라면 방사성 원료물질을 활용해 음이온 제품을 제조해도 됐지만, 법 개정을 통해 이런 제품의 생산을 원천 봉쇄키로 한 것이다.

방사성 원료물질은 천연방사성 핵종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물질을 뜻한다. 우라늄 238, 토륨 232의 경우 g당 0.1Bq(베크렐), 포타슘 40은 g당 1Bq을 초과하면 방사성 원료물질에 해당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잠이편한라텍스’ 제품 138개 중 원산지가 ‘말레이시아’로 표시된 음이온 매트리스 2개의 파돈 피폭선량이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잠이편한라텍스]

이번 개정법에는 방사성 원료물질의 사용 품목을 제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침대, 베개같이 장기간 밀착해 쓰거나 팔찌, 반지, 마스크 등 몸에 착용하는 제품에 원료물질을 쓸 수 없게 된다. 화장품, 비누, 향수 등 몸에 바르거나 뿌리는 제품에도 사용이 금지된다.

가구업계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 업계에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며 한창 유행일 당시 만들어진 제품이 대부분”이라면서 “지난해 라돈 사태 후 이미 사전 점검을 마쳤으며 현재는 생산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년 전 국내에 음이온 열풍이 불 당시 제조된 제품들이다. 라돈검출 제품은 대부분 음이온 열풍이 불 때 모나자이트를 함유해 만든 것으로 원재료로 음이온 발생 광석(모나자이트)을 사용한 바 있다. 당시 음이온 효력을 자랑하는 침대 매트리스, 팔찌, 침구 등 제품이 대량 생산됐다. 아울러 아파트 욕실 내장재로 사용되는 대리석 등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되는 사례도 발생하기도 했다. 

원안위는 지난 7일에도 삼풍산업, 신양테크, 실버리치에서 제조한 가공제품에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서 정한 안전기준을 초과한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에는 한때 라텍스 1위업체였던 ‘잠이편한라텍스’ 제품 138개 중 원산지가 ‘말레이시아’로 표시된 음이온 매트리스 2개의 파돈 피폭선량이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여전히 ‘라돈 공포’에 떨고 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제품에도 모나자이트가 함유되지 않았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에서는 라돈이 검출되는 물질들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17일 라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라돈안전특별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라돈 관리를 위한 법률이 ‘건축법’,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실내공기질관리법’ 등 개별법에 분산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라돈방출제품에 대해서는 제조·수입 및 사용을 금지하고 그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라돈방출제품·라돈방출가능물질·개발사업 등으로 라돈에 노출돼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강제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임영욱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소장은 “라돈의 경우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서 건축물에 대한 조항은 없어 건축물의 경우 라돈으로부터 안전한 관리를 할 수 없었다”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피해 보상 등도 담보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