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구속과 출소를 반복해오던 ‘큰손’ 장영자씨(75)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이번 사건으로 징역이 확정되면 장씨는 네번째 처벌을 받는 셈이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판사 장두봉)은 4일 오후 1시 50분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장씨에 대한 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 2일 기일을 열고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장씨가 출석을 거부해 이날로 연기됐다. 장씨는 이날도 불출석했지만 재판부는 선고를 강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출석통지서를 냈고, 서울구치소에서 구치소장 명의로 피고인을 인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출석거부보고서가 들어왔다”며 “형사소송법에 의해 피고인 출석없이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소사실 중 피해자가 공소사실에 부합해 진술하고 관련 계좌 거래내역과 피고가 사용한 사실을 보면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전했다. 또 위조 수표 발행과 사용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장씨는 2015년 1월 교도소에서 출소 후 그해 7월부터 지난해 남편 故 이철희 전 중앙정보부 차장 재산으로 불교재단을 만들려는데 상속을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거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를 기증하겠다는 등으로 지인 7명을 속여 6억 원 이상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장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장씨는 1983년 어음 사기로 징역 15년형을 받은 뒤 1992년 가석방됐다.

2년 뒤인 1994년 140억 원대 차용 사기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돼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지만 2000년 구권화폐 사기 사건으로 재차 구속돼 2015년 1월 석방됐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피해자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거액의 위조수표를 사용해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과정에서 장씨는 '풀어주면 당장이라도 손해를 보상할 수 있다'는 등 허황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7일에는 법관 기피신청서를 낸 뒤 예정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장씨의 기피신장은 지난 달 10일 기각됐다. 

또 지난달 14일엔 본인이 신청한 증인이 출석하지 않겠다고 해 신문이 이뤄지지 않자 ‘정식재판취소청구서’를 제출했으며 수차례 탄원서도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장씨의 친언니는 전두환씨 처 이순자의 삼촌 이규광의 처로, 1982년 사기사건을 일으킬 당시 영부인과 인척 관계임을 어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