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 막자” 공식 논의

2019-07-02 10:00
美 상원, 中 대만선거 개입 관련 보고서 요청
내년 1월 총통 선거 앞둔 대만, 미국과 밀착 행보 가속화

미국이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에 대한 논의를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대만의 밀착행보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2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미국 상원정보특별위원회는 최근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 행동 및 미국의 대응과 관련된 보고서를 대만 선거 직후 45일 내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에 대해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원정보특별위원회는 이 보고서에는 대만 선거에 개입하는 중국 정부 부처나 기관, 역할과 기능 개입의 구체적인 행동과 전략, 과정 등 구체적인 사항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만 선거를 계기로 자유공정선거를 방해하는 중국의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상원정보특별위원회는 “미국의 정보체계를 통해 대만을 지원해, 중국이 대만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가 대만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절차를 방해하는 외부 세력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과 미국은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위협에 맞서 밀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미국의 해외 투자 기구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집행위원장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만남을 가졌다.

자유시보는 OPIC 관계자와 차이 총통의 만남은 미국이 대만의 발전을 지원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차이 총통은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카리브해 우방국 순방길에 미국 뉴욕을 '경유'하기도 한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11박 12일 일정으로 아이티와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세인트루시아 등 카리브해 우방 4개국을 방문하는데, 귀국길에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콜로라도주 덴버시를 방문한다. 이 경유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세가 우세한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게다가 차이 총통이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와이오밍주로 지역을 넘어간다면 이는 단순한 경유가 아닌 '준방문'으로 성격이 변하기 때문에 외교적 의미가 달라진다. 리다중(李大中) 담강대 국제사무 및 전략대학원 원장은 차이 총통이 뉴욕 방문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등 고위급 관계자와 회동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해외 순방길 전후로 미국 '경유외교'를 진행한 것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 한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