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전문가 "韓 대행, 트럼프와 양자 정상회담 가능성 낮아"
2024-12-18 15:18
'전 CIA 한국 책임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
미국 내 주요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한국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에 있을 동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중앙정보국(CIA) 한국 책임자로 근무하기도 했던 클링너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진행한 CSIS 팟캐스트 방송 '한국의 정치적 위기'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따라서 클링너 연구원은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가 다자간 회의에 참석한다면 만날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가 권한대행 총리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가거나 그 반대의 일은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캠프데이비드 선언과 주요 7개국(G7) 회의에 대한 적극적 참여 및 우크라이나 지원 등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해 온 외교 정책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선 탄핵과 같은 정치적 사건을 겪었던 나라들에서 '진자 효과'로 인해 반대 세력의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전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외교 정책은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2기의 대북 정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선 미국 정부의 전체적인 외교 정책 흐름이 정권을 초월해 대중국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 후 "트럼프는 2기 초반이든 중간이든 북한과 접촉하기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최근 트럼프가 자신의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대사를 북한, 베네수엘라 등 주요 분쟁 지역 담당 대통령 특사로 임명한 것과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를 백악관 국가안보 수석 보좌관을 임명한 것은 트럼프가 북한과 가까이 접촉하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리고 이같은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은 한국의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매우 환영하는 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의 혼란기를 틈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이 실수하고 있을 때는 방해하지 말라'는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해 "그들(북한)은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에도 그런 것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앉아서 그들의 적들이 내부가 무너지고 나라가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즐길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