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교통안전 컨트롤타워 출범…일원화된 체계로 대응 강화
2019-06-30 13:02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4개 분야 29개 신규사업 추진…교통문화 확산에 주력
인력·예산 확보에 기존 기능 보강 등은 숙제
인력·예산 확보에 기존 기능 보강 등은 숙제
지난해 12월 7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2월 31일 공포됐다. 이에 따라 1일 선박안전기술공단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설립은 해양교통안전 관리의 종합적·체계적 수행을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분산돼 있던 해양교통안전에 대한 기능들을 한데 모으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공단은 기존 선박검사,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와 더불어 해양사고 저감 및 해양교통안전과 관련한 ▲교육·홍보·방송 ▲안전기술 개발·보급 ▲해양교통 관련 조사·연구 등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해양교통 정책 일원화…'수용'에서 '제언'으로 위상 강화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우리나라 약 9만5000척 선박을 검사하고, 연안여객선 170여척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안전운항관리업무를 수행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어선, 여객선, 레저선, 화물선, 유조선 등 우리나라 연안을 항해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안전관리를 전담했다.
이에 따라 선박의 안전확보라는 설립목적은 해양사고 예방 및 해양교통체계 운영·관리 지원으로 확대 됐다. 사업 영역도 선박검사와 여객선 운항관리에 해양교통안전 관련 교육·방송·기술개발·체계개선 등이 추가됐다.
◆3년 동안 출범 준비…공감대 형성에 주력
지난 2017년 해양교통안전공단법안이 발의된 뒤 공단은 설립 취지에 부합하면서 기존 공단 업무 및 선박안전 관리 활동 전반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했다. 다양한 외부용역을 추진했고, 내외부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4월에는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해양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공단 설립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단 관계자는 "법안 제정 과정 속에서 일각에서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설립 필요성에 다소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고, 유관기관에서는 업무 중복에 따른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며 "또 공단 설립에 따라 정부 지원이 추가로 들어가는 만큼 국회 및 정부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공단 노력이 결실을 맺어 법안 발의 1년 만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연승 이사장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안전안전관리를 전담 기관으로 정부를 비롯한 해양안전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일원화된 해양안전체계를 구축하는 데 선도적·충추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해양교통안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단 자체적 노력은 물론 정부와 국회 및 모든 해양수산가족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지난 1월 민·관·학계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설립추진단을 발족했다. 이와 함께 신규사업, 중장기 로드맵, 조직 개편을 위한 컨설팅 용역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정책 지원, 정책 운용, 기술 개발 및 안전문화 확산 등스마트 해양교통안전센터 설립, 해양교통안전방송국 설립 등 4개 분야 29개 신규사업을 발굴했다.
주요 분야별로 해양교통이용자 안전확보를 위한 정책운용, 친환경·고안전 차세대 기술개발, 해양교통안전 정책추진 기반 강화, 그리고 사람중심 해양교통 안전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새롭게 출범하는 공단 주력 목표다.
특히 해양사고 대부분이 인적과실임을 감안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국민 해양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안전교육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홍보 및 방송을 통한 캠페인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선박종사자는 물론 국민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해양안전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증(AI)·빅데이터 등 4차산업기술을 바탕으로 한 안전진단, 교통체계 개선 등 R&D 사업도 폭넓게 추진해 나감으로써 기술적 고도화를 통한 사고 저감에도 나선다.
공단은 이같은 신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예산과 인력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이미 기획재정부와 2020년 예산을 협의 중이며 정원 증원 작업도 추진 중이다.
◆기존 선박 검사 인프라도 확대해야
공단은 기존 선박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세월호사고 이후 정부는 선박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고 여객선 해사안전감독관 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형 해양사고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공단 현장 검사 인력은 대폭 강화된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이다.
공단에 따르면 실제로 관련규정은 여객선 등 일반선박의 경우, 선박설비기준 등 기존 5종 157항목에서 9종 812항목으로 5배 이상, 어선의 경우 4종 145항목에서 4종 251항목으로 약 2배 가까이 강화됐다. 여기에 유관기관 및 지자체 업무 협조 요청, 각종 자료 요구 등이 함께 늘어나 실제로 선박검사원들의 업무량은 세월호 이전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 현장 검사원은 약 130여명 남짓인데 공단이 관리해야 하는 선박은 약 9만5000여척에 달한다"며 "특히 전국 15개 지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단 검사원은 단 1척 검사가 신청돼도 수십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검사현장을 직접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일과 시간 활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꼼꼼하게 검사를 수행해 해양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선박 인력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