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첨가제·콩기름 혼합 '가짜경유' 판매 일당 적발
2019-06-26 09:38
가짜경유 약 91만 리터 서울·경기지역 덤프트럭 100여대에 주기적 주유
첨가제와 콩기름을 혼합해 만든 가짜경유를 제조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남부본부는 인천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과 함께 가짜석유 제조장을 차려 놓고 등유에 콩기름을 섞어 만든 첨가제(맥스○○)를 혼합해 가짜경유를 제조해 판매한 일당과 이를 구입한 화물차주 등을 적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결과 가짜경유 유통의 최상위 공급자인 장모씨(51세)는 지난해 12월부터 인천 서구에 자동차 연료 첨가제 제조업체인 에이스○○를 설립한 후 2016년 첨가제 사전검사에서 승인을 받은 정상 제품인 맥스○○를 작은 용기에 나누는 과정에서 재료비 절감을 위해 콩기름 약 30%를 혼합한 후 맥○○○이라는 제품명으로 연간 약 5000L(1억3000만원 상당)를 시중에 유통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장씨는 콩기름을 섞어 만든 첨가제를 등유에 혼합하는 방식으로 가짜경유를 제조해 화물차 등에 직접 판매하거나 '삼영○○○' 등 석유판매업으로 위장 등록한 불법 판매업자를 통해 약 91만L(13억3000만원 상당)을 유통시켜왔다.
장씨로부터 가짜경유를 공급받은 판매업자 최모씨(45세)와 제모씨(47세)는 인천 소재 ○○폐기물업체와 결탁해 이곳에 소속된 서울, 인천, 경기지역 덤프트럭 화물차 100여대에 주기적으로 주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장씨 등은 저장시설 내부에 CCTV를 설치해 두고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저장시설 출입구의 비밀번호를 알려줘 새벽시간대에도 운전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자가 주유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판매량을 늘려왔다. 또한 석유관리원으로부터 불법행위가 적발돼 영업정지나 강제 폐업되는 경우 다른 불법업자의 상호를 도용하는 수법으로 영업을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화물차 운전자들은 장씨 등으로부터 가짜경유를 시중보다 약 30% 저렴한 1000원~1100원에 구매하고 장부에 기록한 후 ○○폐기물업체에서 일괄 결제하는 방식으로 거래, 정상경유를 구매한 것으로 속여 정부로부터 화물차 유가보조금까지 보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난방용 연료로 제조된 등유를 차량이나 기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정상제품 대비 연비와 출력 저하는 물론,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 배출량이 최대 48% 증가해 환경을 오염시키고, 연료공급계통의 부품이 파손돼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번 단속은 석유관리원이 운영하고 있는 석유제품 수급보고시스템을 활용한 정보 분석 과정에서 석유판매업 신고 후 단기간에 등유판매량이 집중되는 등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서 시작됐다.
거래상황과 사회관계망(SNA) 분석과 함께 인천지방결찰청과 공조한 약 3개월간의 잠복․추적을 통해 불법유통 경로 확인은 물론 폐기물처리업체 소속 덤프트럭 화물차 운전자들의 가담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가짜석유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인 만큼 판매자는 물론 알고도 쓰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계도에 대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석유관리원과 인천경찰청은 콩기름을 섞은 경유용 첨가제가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어 확보한 거래 자료를 토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