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싱가포르 ‘전기 택시’ 2000대 계약권 따냈다

2019-06-24 17:10
연간 1500만명 관광객 찾는 싱가폴 택시, 현대차가 절반 이상 접수

최근 개최된 현대차 전세계 대리점대회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이 현지에서 컴포트 델그로그룹 양반셍(Yang Ban Seng) 사장(사진 중앙), 싱가포르 현대차 대리점 테오혹셍(Teo Hock Seng) 대표 등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 제공 ]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싱가포르에서 친환경 택시 공급 계약을 따냈다. 앞서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에 전략 투자를 단행한 이후, 추가적으로 이뤄낸 성과다. 이를 계기로 동남아 내 모빌리티(이동성) 시장 입지가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24일 싱가포르 최대 운수기업 컴포트 델그로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 2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 연말까지 1500대, 내년 상반기에 5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싱가포르에서 친환경 택시 공급권을 따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에는 컴포트 델그로와 1200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올해는 공급 물량이 800대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로써 내년에는 총 3200대의 아이오닉 택시가 싱가포르에서 운행된다.

이번 계약은 정 부회장이 선두에서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최근 현대차 전세계 대리점대회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해 컴포트 델그로 경영진을 만났다"며 "이를 통해 아이오닉의 뛰어난 경제성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적극 어필했고, 판매 물량 증가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현대차의 현지 택시 시장 내 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싱가포르 택시 시장에서 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운행 중인 2만여 대의 택시 중 현대차 비중은 56%(1만1000여대)다. 지난 13년간 누적 판매량은 2만6000여대에 달한다.

친환경차 선도기업으로의 이미지 제고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 중인 친환경차 확대 정책과 연계해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앞서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그랩에 2억 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협업을 통해 코나 일렉트릭을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현지 고객들에게 친환경차 탑승 경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시아 금융, 유통의 허브이자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싱가포르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를 공급함으로써 친환경 택시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며 "현대차의 우수한 상품성과 브랜드를 전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