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동 살인사건’ 큰딸 생일 아내 살해범, 징역 25년 확정
2019-06-24 08:36
딸 국민청원 통해 “심신미약 이유로 벌이 줄지 않길 바란다”
이혼소송으로 별거 중인 아내를 큰 딸 생일에 찾아가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모씨(48)가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권순일)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고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고씨의 아내 A씨(40)는 고씨가 상습적으로 폭행하자 2017년 세 딸과 집을 나갔고 상습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해 7월 큰딸의 생일날, 고씨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 주택가 골목에서 별거 후 이혼소송 중인 아내 A씨를 찾아가 흉기로 복부 등을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숨졌다.
고씨는 아내가 사는 집을 찾아내 살해할 기회를 찾던 중 우연히 딸들을 발견해 인근에서 기다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재판에 넘겨진 고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라 주장하며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고씨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난치병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돼 사물 변별력이나 의사결정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씨의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며 “아빠라는 사람은 내가 어릴 때부터 엄마를 폭행했고 내 생일에 엄마를 끔찍하게 해쳤다,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벌이 줄지 않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1‧2심은 “범행 수법이 무자비하며 잔혹하고, 자녀들은 한순간에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를 두게 돼 고아 아닌 고아로 살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스로 가족을 비참한 나락으로 몰아냈으면서도 고씨는 범행동기를 피해자 탓으로 돌리거나 정신병증을 호소하는 방법으로 책임을 경감하려 하고, 유족의 피해 감정을 회복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