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시장 재선거 야당 승리…에르도안 타격
2019-06-24 08:02
미국 제재해제 기대에 리라화 급등
터키 이스타불 시장 재선거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했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3월말 실시된 선거에서 이겼던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이번에도 승리를 거머쥐게 된 것이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1만 30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결정나자,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이같은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재선거 시행을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또다시 치러닌 선거에서 이마모을루 후보는 54%를 득표해 여당 후보인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를 9%포인트 정도 앞지르면서 승리했다. 앞서 3월 말 지방선거 때보다 득표율 차이가 훨씬 벌어진 것이다.
승리한 이마모을루 후보는 재선거 결과를 "전 이스탄불과 터키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터키의 수도인 이스탄불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특별히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본인도 이스탄불 시장 출신이다. 지난 1994년 이후 이스탄불은 에르도안이 이끄는 정당이 정권을 잡아왔다. 때문에 이번 패배는 여당은 물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과거 에르도안 대통령 스스로도 "이스탄불에서 이기면 터키에서 이기고, 이스탄불에서 지면 터키에서 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터키 리라화 가치가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달러 대비해 가치가 1% 이상 올랐다. 리라화 가치는 그동안 미국의 제재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