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거대한 나뭇가지에 맞아’...法 “국가가 배상해야”

2019-06-19 07:46
“자연재해 가능성도 없어...순찰 의무 소홀”

공원에서 쉬다가 떨어진 거대한 나뭇가지에 맞아 크게 다쳤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판사 김영수)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주며 국가가 17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6월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에 있는 느릅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서 쉬다가 거대한 나뭇가지에 맞았다.

이 나뭇가지는 약 5m 높이에서 떨어졌으며, 길이는 14~15m이고 무게는 467kg에 달했다. 떨어진 가지에 맞은 A씨는 경추와 요추 등을 크게 다쳤으며 이에 공원 측에 관리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직공원을 관리하는 종묘관리소의 조경 업무 매뉴얼 내용을 근거로 관리소 측에서도 나뭇가지가 떨어져 관람객이 다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말라죽은 가지를 제거하고 순찰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당일 풍속이 초속 2.7m로 강하지 않았고, 순간적 돌풍 등 외부 충격이 없었음에도 커다란 나뭇가지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 이전부터 상당기간 위험성이 있었음에도 방치됐다는 정황”이라며 이 같이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최의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