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홍콩 시위 중 중국이 디도스 공격"
2019-06-13 15:49
中, 홍콩 시위대 주된 소통수단인 텔레그램 겨냥한 듯
암호화 메시징 서비스인 텔레그램이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시위 중 발생한 대규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했다. 디도스 공격이란 다수의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시스템으로 대량의 유해 트래픽을 전송함으로써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이다.
홍콩 시위대는 사이버 감시를 피해 시위 전략을 짜고 마스크, 랩, 물 등 시위 물품을 원활히 제공하기 위한 소통수단으로 텔레그램과 같은 암호화 메시징 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디도스 공격에 이용된 IP 주소가 거의 중국에서 온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으로 우리가 겪은 모든 국가행위자 규모의 디도스 공격(초당 200~400GB의 유해 트래픽)은 (텔레그램으로 조직된) 홍콩 시위가 벌어지는 시간과 일치했다. 이번 공격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만리방화벽'을 통해 본토에서 페이스북, 구글, 왓츠앱 등 서방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하고 있지만, 1997년 중국 반환 후 '일국양제(一國兩制)' 하에 있는 홍콩은 예외다. 시위대는 그 중에서도 텔레그램, 시그널, 파이어챗 등 암호화 앱으로 정보를 교환해왔다.
홍콩중문대학교 로크만 추이 언론학 교수는 FT를 통해 "지금 이때 해킹이 발생했다는 건 무척 의심스럽다. 그런 행위로 누가 이득을 볼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 연락하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텔레그램을 쓴다. 홍콩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할 때 트위터 대신 텔레그램과 온라인 포럼을 이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