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조문단' 안 보낸 北 트럼프에 친서 전달…文중재역 시험대
2019-06-13 00:00
6·12 싱가포르 회담 1주년…北 '통미봉남'에 희비 갈린 韓·美
北 김여정 통해 조화·조전 전달…남북대화 재개 부담 느낀 듯
트럼프, 김정은 친서 전달 공개…남북 회담·시진핑 답방 불씨
北 김여정 통해 조화·조전 전달…남북대화 재개 부담 느낀 듯
트럼프, 김정은 친서 전달 공개…남북 회담·시진핑 답방 불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문단을 보내는 대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남북 대화 재개의 시금석으로 꼽힌 '이희호 조문단' 파견이 무산된 것이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6‧12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전후로 북한이 사실상 '통미봉남(미국과 대화하고 남한 정부와 단절하는 외교전략)' 스탠스를 취함에 따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전후로 펼쳐질 각국 간 연쇄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3면>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오후 5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화와 조전을 전달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이 북측의 조화와 조전을 받았다.
이 여사는 생전 세 차례(2000년 남북 정상회담,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015년 김정은 초청) 방북한 바 있다. 고인은 유언에서도 "하늘에서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제3차 핵담판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어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그것은 매우 따뜻하며 멋진 친서였다"고 밝혔다. '하노이 노딜' 이후 김정은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교착 국면에서 '친서 외교'를 재개함에 따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G20 정상회의 전후로 펼쳐질 빅 외교전에서 북·미 간 가교 역할을 맡을 문 대통령의 중재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