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서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다시 한번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의지를 보였다.

인민은행은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위안화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개선하기 위해 인민은행은 6월 말에 홍콩에서 환율안정 채권인 위안화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을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도 인민은행은 홍콩에서 중앙은행증권 200억 위안(약 3조4046억원)어치를 발행한지 엿새 만에 추가로 홍콩에서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엔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인민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자 중국 당국이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넘는, 이른바 '포치(破七)’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여준 것이다. 위안화 환율이 오른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5월에도 위안화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했다면서 이번이 네 번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민은행 발표 후 위안·달러 환율이 6.94위안대에서 6.93위안 아래로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돌파를 위협할 만큼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이강(易鋼) 중국 인민은행 은행장이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환율을 시장 흐름에 맡겨둘 방침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625위안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더해 골드만삭스도 중국 위안화 환율이 향후 3개월 이내에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시장이 동요하자 중국이 다시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나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다만 시장은 무역전쟁 격화로 통화약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떨어지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10일(현지시각)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 선으로 가는 길이 '활짝' 열렸다고 보도했다. 위안·달러 환율 7위안 선이 뚫리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의 처음이다. 특히 이달 말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간 만남이 그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11일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05위안 올린 6.893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전날보다 0.01%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