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포치'에 화들짝…中 외환위험준비금 비율 2년 만에 상향조정

2022-09-26 16:03
환율 방어에도…위안화 약세 흐름 이어가
이달 들어서만 달러 대비 2% 절하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위안화 환율 방어에 나섰다. 최근 미국의 강력한 통화 긴축 전망 속 슈퍼 강달러가 이어지면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등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다. 

26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외환선물환 거래에 대한 위험준비금 예치율을 이달 28일부터 0%에서 20%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외환선물환 위험준비금은 은행들이 기업 등에 달러 선물환(옵션·스와프 포함)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무이자로 예치하는 금액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비용을 높여 위안화 매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중국은 2015년 당시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해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라 비율을 조정해왔다. 2015년 20%에서 2017년 9월 0%로 하향조정했다가, 2018년 8월 20%로 다시 올리고, 2020년 10월부터는 위안화 강세 흐름 속 예치율을 줄곧 0%로 유지해왔다.

로이터는 인민은행이 2020년 10월 없앴던 외환위험준비금 예치율을 부활시킨 것은 "위안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위안화 선물 매도 비용을 실질적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최근 달러화 강세 속 위안화가 가파른 절하 흐름을 보이면서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달러·위안화 기준환율 동향 [자료=중국외환거래중심]

26일 위안화 기준환율은 7거래일 연속 절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5% 올린(위안화 가치 하락) 7.0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달러 초강세 흐름 속 위안화는 이달 들어서만 기준환율 기준 달러 대비 2% 넘게 절하됐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8%에서 6%로 2%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환율 방어에도 26일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당 7.16~7.17위안대까지 치솟으며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19년 9월 미·중 무역전쟁 당시 찍은 바닥(달러당 7.1854위안)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냇웨스트그룹의 류페이첸 경제학자는 블룸버그에 "달러화 강세 속 대부분의 주요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민은행이 외환 위험준비금을 부과해 위안화 절하 속도를 늦추려하고 있지만, 현재의 흐름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위안화의 가파른 절하로 중국 증시도 요동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폭락했다. 다만 증시에 외국인 저가 매수세는 이어졌다. 이날 오전장에서만 외국인은 상하이·선전증시에서 모두 40억 위안어치 넘는 주식을 순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