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은행 유동성 지원 강조…'바오상은행 사태' 불안감 해소 나서

2019-06-09 17:40
인민은행, 금안위 회의서 결정
바오상은행 사태로 중소은행 리스크 우려 확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소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장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달 당국의 '바오상(包商)은행 경영권 접수' 이후 시장에 중소은행 금융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인민은행은 9일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금융안정발전위원회(금안위)가 은행권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은행간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특히 중소은행을 위한 맞춤형 유동성 지원을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고 중국 국영중앙(CC)TV 등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최근 시장에 중소은행 금융 리스크 우려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4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네이멍구 지역은행인 바오상은행에 심각한 신용리스크가 존재한다며 경영권을 1년간 접수하기로 하면서 시장엔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은행간 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했고, 인민은행은 잇달아 시중에 공개시장조작,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을 통해 유동성을 주입하며 시장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은보감회도 최근 중소은행에서 불거지고 있는 금융 리스크는 통제가능한 수준이라며 시장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 나섰다.

9일 중국 인민은행 산하 매체인 금융시보에 따르면 은보감회 대변인은 바오상은행 사태와 관련, "중소은행들의 영업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유동성도 상대적으로 충부하다"며 "전반적인 리스크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당국은 바오상은행 사태는 개별적 사건일 뿐, 이를 중국 전체 중소은행 리스크로 확대해석하는 걸 경계하는 눈치다. 인민은행은 앞서 바오상은행 지분 89%를 보유한 밍톈그룹이 바오상은행 자금을 부적절하고 불법적으로 사용하면서 리스크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제2, 3의 바오상은행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지 불안해 하는 눈초리다.

사실 그 동안 중국의 중소 지역은행들이 부외거래를 통해 신용을 창출하는 등 그림자금융에 의존하며 당국의 대출 규제 감시망을 피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금융권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다수 중소 지역은행들이 바오상은행과 비슷한 금융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5일(현지시간)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은 아직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중국 지방은행 중 일부가 바오상은행과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개입 확대와 중소은행의 추가 붕괴를 우려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앞서 논평에서 "정부의 바오상은행 인수는 중국의 은행 정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다른 중소 은행들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아직 중국 금융당국은 이를 관리할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직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은행은 최소 18곳에 달한다. 이들의 자산 규모만 4조4700억 위안(약 760조원)으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악성 채무로 추정됐다. 
 

[사진=인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