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SWOT 분석 13] CJ그룹, 승계 발판 마련했지만…비판여론ㆍ주가 하락 문제
2019-06-07 19:04
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로 일감몰아주기 해소ㆍ이선호 지주사 지분 확보
계열사 수익성ㆍ주가 하락, "오너 저가 매수 위한 조정" 반발
계열사 수익성ㆍ주가 하락, "오너 저가 매수 위한 조정" 반발
◇장점 : 안정적인 지배구조 및 포트폴리오
CJ그룹은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순수지주회사인 CJ㈜가 중심이 되어 CJ제일제당, CJ ENM, CJ올리브네트웍스, CJ CGV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해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올리브영·IT 부문으로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CJ그룹은 '3세 승계작업'과 '일감 몰아주기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지주사 지배력 없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만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CJ㈜와 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간 주식교환에 따라 이 부장은 지주사인 CJ㈜ 지분 2.8%를 확보해 승계작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이 오너일가 소유에서 지주사 소유로 전환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착수한 대기업 시스템통합(SI)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대해서도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CJ그룹은 식품 및 식품서비스를 비롯해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등으로 사업구조가 다각화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간 매출을 살펴보면 식품/식품서비스 36%, 생명공학 24.9%, 물류/신유통 45.7%, 엔터테인먼트/미디어 19% 등으로 구성됐다. 식품과 신유통을 핵심사업으로 보유한 가운데 생명공학과 엔터테인먼트까지 비교적 고르게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점 : 주요계열사 수익성 하락세···주가까지 동반 하락
다만 주요계열사 수익성이 하락세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영업이익 1791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영업적자 434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 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에서 가장 많은 흑자를 기여하던 투썸플레이스까지 매각하면서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주요 계열사 수익성 부진으로 인해 CJ그룹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CJ그룹주 전체 시가총액은 7일 기준 19조2392억원에 그치며 지난 3월말 21조5924억원 대비 2조원 넘게 증발했다. 최대주주인 이재현 회장과 국민연금은 2000~3000억원대 손실을 맞이했다. 특히 지주사 CJ의 주가가 타 계열사 대비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오너 일가의 저가 매수를 위한 주가 조정"이라는 반발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기회 : 기생충 등 힘입은 한류 콘텐츠···'우선주' 통한 승계작업도
최근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몰이,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등 한류 문화 확산은 CJ그룹에게 기회요인이다. CJ그룹은 지난 1995년 부터 300편이 넘는 영화를 투자·배급하며 한국영화를 세계시장으로 진출시켰고, 'KCON' 등으로 K-POP 확산에 기여했다. 현재 CJ는 미국 제작사와 함께 '써니'의 미국판 제작을 논의하고 있고, 내달에는 뉴욕에서 KCON을 개최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기생충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CJ가 추진하는 한류 콘텐츠사업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말 CJ㈜가 보통주 1주당 신형 우선주 0.15주를 배당키로한 상황도 승계작업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신형 우선주는 발행 후 10년 내 보통주로 전환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주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우선주를 취득하며 이선호 부장이 중장기적으로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갈 수 있는 기회로 분석된다.
◇위협 : '편법분할' 문제제기 지속···오너 일가에 부담
비록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교환에 대한 반대 주주 비율이 낮아 '계약 해제'는 막았지만 시민단체 측에서 거세게 문제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향후 CJ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이 분할·인수되는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분할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올리브영부문 보다 IT부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것.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올리브영부문 영업이익은 757억원, IT부문 영업이익은 431억원이었다. 올리브영 부문의 수익성이 IT부문 보다 1.75배 높은데도 불구하고 지분분할 비율이 0.55(올리브영) : 0.45(IT)로 나뉜 것은 IT부문 지분을 보유한 이선호 부장을 위한 '편법분할'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CJ 지분 7.48%를 보유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 행동주의 등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국민연금이 올리브네트웍스의 인적분할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 CJ그룹 승계작업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기업투명성·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제기가 지속된다면 사회적인 비판과 새로운 규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CJ그룹에겐 부담이 되는 요소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