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2인자, "경기 악화 땐 금리인하 검토"
2019-05-31 06:52
금리인하 조건으로 '인플레 지속적인 2% 미달·중대한 경기 하방 리스크' 제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이 30일(현지시간) 경기 악화를 전제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 2인자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만약 경기 전망에 하방 리스크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보다 통화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무척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하며, "경기 전망에 미칠 잠재적 리스크(위험)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연준은 4월 30일~5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의 금리동결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달 10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로 끝난 뒤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경제 둔화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지난 FOMC에서 금리동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은 저조한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미달하거나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이 우리의 경제 전망에 중대한 하방 리스크를 제시한다면 위원회는 적절한 통화정책을 평가하는 데 고려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클라리다 부의장의 이날 발언은 금리인하가 임박했다거나 연준의 정책기조를 서둘러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WSJ은 분석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저조한 물가상승률과 경기 전망 악화를 중요한 금리인하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2.25~2.5%로 올린 뒤 1월부터 금리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클라리다 부의장은 최근 채권시장에서 벌어진 장단기 채권 수익률(금리) 역전 현상(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익률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로서 기준금리 인하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최근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진 것과 상당 기간 역전되는 것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후자의 경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