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상납’ 재판, 박근혜 또 '불출석'

2019-05-30 10:14
건강상 이유....재판부 "다음달 20일 절차 종결할 것"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수십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은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67)이 30일 열린 첫 항소심 재판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을 확인한 직후 '다음 달 20일 항소심 절차를 종결하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이날 심리를 끝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이날 오전 10시 특정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 16일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뒤 일체의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고, 변호인도 따로 선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법원이 선임한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이 이날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은 재판절차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날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에 어려움이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전한 뒤 “1심에서도 같은 이유로 불출석한 것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며 피고인 불출석으로 기일을 진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다음 기일에 항소 요지와 이유에 대해 PT로 발표하겠다”며 “원심 판결 요지 등을 근거로 간단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련 혐의로 재판 받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 재판에서 증인신문 녹취록이나 판결문 조서 등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선변호인 측은 따로 변론을 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달 20일 오후 2시 30분을 기일로 잡고 이날 항소심 심리절차를 종결하겠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심리절차가 마무리되면, 재판부는 통상 한달여 뒤에 선고를 내린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총 36억5000만원의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선 뇌물수수혐의는 무죄로, 국고 손실 혐의는 유죄로 보고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만약 검찰이 항소심 판결에 상고하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징역형은 6년이 추가된다. 

 

국정원 특활비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