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 "한미정상 통화 유출 용납 못 해…엄중문책"

2019-05-25 09:15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미국 정상 간의 전화통화 내용이 유츌된 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엄중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24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한일 외교장관 회담, 한불 전략대화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던 중 한국언론 특파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의 크고 작은 사고들에 사안의 경중에 따라 대응해오고 있지만 이번 일은 상대국과의 민감한 일을 다루는 외교공무원으로서 의도적으로 기밀을 흘린 케이스로 생각한다"면서 "출장 오기 전에 꼼꼼히 조사해 엄중문책하라는 지침을 주고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 장관은 "한미정상 간 통화라는 민감한 내용을 실수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흘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커리어 외교관으로서 이런 일을 했다는 게 장관으로서 용납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강 장관은 조사 결과를 본 후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외교부가 잦은 실책과 구설로 사기가 저하된 것 같다는 지적에는 "취임 후 불필요한 밤샘 근무나 대기, 주말 근무를 많이 없앴는데 이런 실수로 외교부가 비판받게 되면 아무래도 직원 사기가 많이 떨어진다"면서 "실수의 경중을 따져서 문책하는 것이 직원들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사기를 진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번 유출사건 당사자는 능력이나 직업윤리와 의식에 있어서 상당한 수준의 사람이라고 장관으로서 생각했는데 그 신뢰가 져버려진 상황"이라며 "제 스스로도 리더십이 부족하지 않은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관리자의 큰 역할 중 하나는 외교를 잘하는 것뿐 아니라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야 하는 것도 있다"며 외교부 간부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