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화웨이의 꽁꽁 묶인 손발, 정말 미국 때문일까?

2019-05-21 11:18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기술·통신 전쟁으로 확대되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為)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은 앞서 국가 안보를 내세워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어 인텔, 퀄컴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네트워크 보수·점검 등을 위해 잠시 제재를 완화하기는 했지만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화웨이는 이미 대응책을 마련해놔서 큰 충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 간 외교 갈등이 민간기업의 생명줄을 옥죄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런데 화웨이는 정말 중국의 ‘민간기업’일까? 화웨이는 1987년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우전부(郵傳部·한국의 옛 정보통신부) 소속 정보통신 연구원 5명과 함께 창립한 회사로, 표면상으로는 민간기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화웨이는 실제 회사 이름 속에서 '중국 국영기업’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화웨이의 이름에는 ‘중화유위(中華有爲, 중화 민족에 미래가 있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회사 이름에 별다른 뜻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화웨이’라는 한자만으로도 화웨이가 국영기업의 색이 강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화(華)’는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에서 따온 것으로 ‘중국’을 의미하고, ‘웨이(為)’는 '~를 위하여', '위하다'라는 뜻이다. 즉 ‘화웨이’라는 이름은 '중국을 위하여'라는 뜻이다.

일본의 닛산(日産), 독일의 폭스바겐처럼 기업이 민족적 색채를 띤 이름을 지었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이를 계속 부인하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1987년 직원 6명으로 시작한 화웨이는 현재 미국은 물론 세계 IT산업을 뒤흔들 정도의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창립 이후 지금까지 실제 주인이 누구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 것을 보면, 기업의 투명성은 아직 밑바닥 수준이다. 화웨이의 손발을 미국이 아닌 화웨이 스스로가 묶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중국 시나닷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