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 네덜란드서 미리 본 ‘부남호 역간척’

2019-05-20 09:20
- ‘유럽 출장’ 양승조 지사, 휘어스호 등 역간척 성공 현장 견학

휘어스호 현장견학 장면[사진=충남도제공]


자매결연 자치단체와의 교류·협력 폭 확대와 도정 핵심 정책에 대한 선행 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른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19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역간척 현장을 찾았다.

네덜란드 역간척 성공 사례를 보고, 도가 중점 추진 중인 서해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 사업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살피기 위해 유럽 방문 첫 일정으로 택했다.

양 지사는 이날 네덜란드 질랜드주 휘어스호 카체홀로(해수유통 터널)와 오스터스캘트댐, 마에스란트댐, 질랜드항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네덜란드는 1953년 1월 발생한 대홍수 이후 델타 지역 13곳에 댐과 방파제, 해일 방벽 등을 건설하는 ‘델타 프로젝트’를 1997년까지 진행했다.

휘어스호는 델타 프로젝트에 따라 재난, 해일 방지, 담수 확보, 휴양 및 관광 등의 목적으로 1962년 하구 최남단을 막아 건설했다.

댐 건설 후 휘어스호는 40여 년 간 바닷물과 강물의 흐름이 막혀 갯벌이 파괴되고, 상류에서 유입되는 영양염이 없어져 갑각류와 어패류가 사라졌다.

여름철에는 남조류 번성으로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며 수생식물이 죽고 악취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자 2000년대 들어 네덜란드는 논쟁 끝에 터널을 뚫기로 결정하고, 2004년 2개의 터널을 건설해 해수를 유통시켰다.

이 결과 휘어스호 물의 총인 농도는 0.4㎎/ℓ에서 0.1㎎/ℓ로 줄어드는 등 3개월 만에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

또 청어와 홍합, 굴, 가자미 등 다양한 생물이 돌아오는 등 생태계도 빠르게 회복됐으며, 수상 레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붙었다.

양 지사는 질랜드 지방 환경정책 분야 통합 정책 계획 관리자 역할을 맡았던 치어 블라우 박사의 안내를 받으며 휘어스호의 해수유통 과정과 터널 운용 등을 살폈다.

또 휘어스호 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해수유통 터널 추진 배경과 과정, 문제점 및 해법, 해수유통 전후 생활 변화 등도 들었다.

양 지사는 이어 오스터스켈트댐과 마에스란트댐 전시관을 관람하고 각 댐의 운영 현황을 청취했다.

역시 델타 프로젝트에 따라 1976년 공사를 시작한 오스터스캘트댐은 당초 하구 전체를 막아 간척을 하려 했으나, 주민 요구로 계획을 변경해 상시 개방할 수 있도록 건설했다.

1997년 완공한 마에슬란트댐은 배수갑문 형태가 아니라 라인강 가운데 부채 두 개를 나란히 붙여놓은 듯한 여닫이문 형태로 갑문을 만들었다.

한편 양 지사는 지난해 8월 정부가 연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회의’에 참석, ‘천수만 부남호 역간척을 통한 해양생태도시 육성’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양 지사는 당시 “가난하던 시절 식량 증산을 위해 갯벌을 마구 막아왔으나, 둑으로 막혀 고인 물은 많은 환경 비용을 유발하고 있으며, 민간 투자 의지도 가로막고 있다”며 “부남호는 여러 역간척 후보지 중 장애 요인이 가장 적은 곳인 만큼, 부남호에서 역간척을 시행해 새로운 해양생태도시 시범 모델을 삼고, 성과를 검증한 후 서해안 전역으로 확대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쌀 생산 과잉과 환경비용 문제 등으로 당초 목적을 잃은 호의 생태를 복원함으로써 민간 투자를 이끌고, 혁신 성장동력 기반을 마련하자는 계획을 바탕으로 민선7기 들어 부남호를 역간척 대상으로 설정했다.

부남호는 해수유통이 차단되며 담수호 수질이 Ⅵ등급으로 악화돼 농업용수로 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기 시 담수호 방류로 천수만 오염과 어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담수호 수질 악화에 따른 악취로 국내·외 기업들이 태안 기업도시나 서산 웰빙특구 내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며, 부남호 인근 논은 매년 가뭄과 염해 피해를 입고 있다.

도의 부남호에 대한 역간척 계획은 △갯벌이 드러나 기수역이 조성될 수 있도록 방조제 구조 변경 △해수유통구 확장 및 통선문 설치 △부남호 하류·천수만 상류 오염퇴적토 준설 △부남호 상류 생태하천 조성 △하천 유입 생활하수 처리 방안 마련을 통한 생태환경 회복 △복원된 해양생태환경을 기반으로 한 해양신도시 육성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