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광주-대구 달빛동맹'소개
2019-05-19 07:50
지역 이념갈등 넘어선 국민화합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제39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대구와 광주의 상생을 위한 ‘달빛동맹’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오늘부터 228번 시내버스가 5월의 주요 사적지인 주남마을과 전남대병원, 옛 전남도청과 5·18 기록관을 운행한다”고 말했다.
228번은 대구 2·28 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다.
실제로 광주에서 22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는 것에 맞춰 대구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번 시내버스를 운행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부터 ‘고질적인 지역주의 타파’를 정치쇄신의 목표 중 하나로 강조했다.
또 최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된 ‘막말 논란’과 일부 극우단체가 대구에서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5·18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산되고 있어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착의 결정적 역할을 한 5·18이 이념·지역 갈등의 소재가 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신군부에 대한 내란죄 판결을 언급하며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국민적 합의를 이뤘고 법률적 정리까지 마쳐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며 논란 종식을 강조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달빛동맹’은 지역주의 청산의 모범이라고 할 만큼 대구와 광주, 나아가 영호남의 상생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인, 농업인, 청소년 등 세대와 분야, 계층을 아우르는 교류가 이뤄지면서 두 도시가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으로 전국적인 이슈가 됐을 때 같은 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권 시장의 사과를 언급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까지 끌어낸 것은 진영과 지역을 넘어서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구와 광주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며 ‘달빛동맹’의 정신으로 국민통합을 이루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