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뜻밖의 선물’ 휴면예금

2019-05-16 01:10

한경아 서민금융진흥원 차장(강남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종합상담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네요."

#1.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한 60대 여성은 서민금융진흥원 상담 직원의 권유로 휴면예금 조회 서비스를 이용했다. 휴면예금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조회 결과 잊고 있던 70여만 원의 예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면예금을 지급 받은 그는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설 명절을 앞두고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했는데 한시름 덜었다"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휴면예금을 반드시 조회해 보라고 추천해야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2. 지난 3월, 70대 여성은 남편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부채문제 상담을 위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과거 지인들의 부탁으로 보험을 많이 가입했다는 그의 사연을 들은 상담 직원이 권한 것은 휴면예금 조회 서비스였다. 상담 직원이 고객의 휴면예금을 조회하니 총 3건, 560만원의 휴면예금과 보험금이 있었다. 고객은 "이 돈으로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고 생활비에도 보탤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오랜 기간 찾아가지 않은 계좌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휴면예금으로 분류되고, 이 중 일부는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된다. 은행 예금은 5~10년, 보험은 3년 이상 거래가 없으면 휴면예금이 된다.

자녀 학교 급식비나 현장학습비 등을 자동이체하는 '스쿨뱅킹', 군대 '급여통장', 전학 후 잊고 방치한 '장학적금', 대출 받을 때 만든 '이자 자동이체 통장', 주거래 은행 변경 후 잊고 지낸 '장기 예·적금' 등이 대표적인 휴면예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출연된 휴면예금의 이자수익을 재원으로 전통시장 상인이나 사회적기업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휴면예금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된 휴면예금에 대해서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권리자의 지급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즉, 원권리자는 본인의 휴면예금을 언제든지 조회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집계한 휴면예금 지급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93억원으로 전년(356억원)보다 3.6배 증가했다. 휴면예금 지급건수도 28만5000건으로 전년(12만6000건) 대비 2.3배 늘었다.

최근에는 서민금융진흥원이 온라인 지급신청 사이트인 '휴면예금 찾아줌'을 오픈하면서 더욱 편리하게 휴면예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휴면예금을 조회할 수 있고, 최대 50만원까지는 온라인으로 신청해 지급받을 수 있다. 지급 신청시간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넉넉하게 운영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약 3개월간 휴면예금 찾아줌 사이트 방문자 수는 11만8000명이다. 일평균 1456명이 방문한 셈이다.

이 중 1만6000건, 약 4억1000만원의 휴면예금이 원권리자에게 지급됐다. 이는 같은 기간 휴면예금 총 지급건수인 4만7000건의 34%에 달하는 높은 이용률이다.

올해는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휴면예금을 조회하고 돌려받을 수 있는 '모바일 휴면예금 찾아줌 서비스'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인터넷 이용이 어렵다면 신분증과 필요서류를 가지고 가까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또는 출연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서민금융콜센터를 통해 안내받으면 된다.

저축을 착실히 하거나 각종 금융상품, 부동산 등을 통해 투자하는 것만이 재테크의 전부가 아니다. 기존에 갖고 있는 금융계좌를 잘 관리하는 것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휴면예금 찾아줌' 서비스를 통해 잊고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선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