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분기 영업적자 역대 최대…커지는 전기료 인상 압력

2019-05-14 15:42
원전 이용률 20% 증가에도 영업손실 6299억원 기록
"국제 연료가 상승으로 전력구입비 증가"…전기요금 인상 우려

지난해 2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해 6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한국전력공사 1분기 영업실적이 공개됐다. 결과는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손실이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국제 연료값 상승으로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가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다. 계속되는 한전 영업적자가 전기요금 인상 논의에 불을 당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아주경제DB]

한전은 2019년 1분기 연결기준 15조2484억원 매출에 6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의 큰 폭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제 연료값 상승으로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가 증가한 것이 영업적자 증가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전 이용률은 지난해 1분기 54.9%에서 2분기 62.7%, 3분기 73.2%, 4분기 72.8%, 올해 1분기 75.8%로 꾸준히 상승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1년 만에 20.9%가 올라갔다.

원전 이용률 상승은 지난해 8월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 격납고 내부철판과 콘크리트 사이에서 구멍이 발견되는 등 설비 문제로 가동을 멈췄던 일부 원전이 올해 초 재가동에 들어가는 등 정비 수요가 어느 정도 정리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원전 가동대수는 평균 13기였지만, 지난 1∼2월에는 17기, 3월에는 20기로 늘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전이 순차적으로 재가동되면서 한전의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이용률의 경우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던 것도 에너지 전환 정책과는 관계없이 정기 점검이 필요하거나 격납고 부식이나 콘크리트 벽 구멍 등 안전문제가 제기된 원전의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가동이 늘었는데도 발전단가가 높은 LNG 사용량을 많이 줄이지 못한 것은 석탄발전 때문이다. 기저 전력원인 원전이나 석탄발전이 줄면 감소분을 LNG로 대체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 석탄발전 출력을 제한하는 '상한제약'을 시행하면서 올해 1분기 석탄발전 이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 포인트 감소한 72.5%로 줄었다.

LNG 이용률은 지난해 1분기 53.5%에서 올해 1분기 46.7%로 감소했지만 석탄발전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제한됐다.

문제는 한전의 계속되는 실적 부진이 전기요금 인상 우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는 전기요금 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이르면 상반기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 한전 김종갑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비 등 원가를 콩, 전기요금을 두부에 비유하며 "두부가 콩보다 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부는 1분기 실적 악화로 전기요금 인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요금은 모든 국민에게 부담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으며 전체적인 측면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 한국전력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