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평등 해소·혁신성장·삶의 질 개선 통해 제2의 한강 기적 일궈내야"
2019-05-09 15:28
KDI, 9일 '소득 3만 달러 대한민국 평가와 과제' 국제컨퍼런스 개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넘어 제2의 한강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소득불평등 해소, 혁신성장, 삶의 질 개선이 요구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이후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에 국내외 경제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친 말이다. 50년 만에 국민소득이 100달러에서 3만 달러로 성장하며 30-50클럽에 일곱번째로 진입한 만큼,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출발점을 3만 달러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소득 3만달러 대한민국 평가와 과제' 국제 콘퍼런스에서 조너선 오스트리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소득 불평등이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높은 수준의 불평등과 취약한 경제성장은 동전의 양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무역을 확장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 이제서야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오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이 완화되면 지속가능하고 건정한 경제성장을 연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포용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해석된다. 저소득층 소득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경제정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비판이 있지만, 거시경제 측면에서 향후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국민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게 오스트리 부국장의 시각이다.
또 빈센트 코엔 OECD 국가 분석실장은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부진, 고령화 진전, 혁신역량 부족 등 대내외 경제·사회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경제가 제2의 한강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구조개혁 및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아우르는 혁신성장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엔 분석실장은 "한국 정부는 규제와 관련해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면 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싶다"며 "규제 샌드박스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지만, 금융부문의 경우를 보면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행정적 작업이 많다는 불만이 많아 이러한 부분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혁신성장 자체가 자칫 시장 독과점의 근본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요소를 경고하기도 했다. 당장 생산성은 낮지만, 취약계층을 활용할 수 있는 전통적인 혁신분야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장 위원의 생각이다.
알리스테르 맥그레거 영국 셰필드대학교 교수는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를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 개선에 둬야 한다"며 "정부는 물질적 필요, 사회적 관계, 정서적 안정 등 세 가지 측면의 삶의 질 개선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 시민사회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범부처 협업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축사에 나선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2년 동안 경제 패러다임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으며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 혁신적 포용국가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