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청사만 5번 옮긴 과기정통부… 올해 세종 이전 50억 혈세 낭비

2019-05-12 16:01
세종청사 미완공 불구, 올해 7~8월 미리 이전…2021년에 또 이사해야
2013년 과천 이전 시작으로, 2년에 한 번 꼴 본청 바꿔 업무도 비효율

과기정통부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내 5동 건물 모습.[사진= 과기정통부]

최근 10년동안 청사를 5번 옮긴 이사 전문 부처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과기정통부는 2013년 광화문 시대를 거쳐 과천청사로 자리를 옮겼다. 오는 7월에는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해 2021년 세종시 신청사에 둥지를 틀면 2년에 한번 꼴로 본청을 바꾼 부처가 된다. 청사를 자주 옮기다보니 혈세 낭비와 업무 비효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과기정통부 청사가 오는 7~8월 세종시로 이전한다. 이전은 총 3차에 걸쳐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세종정부청사에는 공간이 없어 세종시 인근 복합 상업 건물인 세종파이낸스센터2로 이전하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별로 묶어 3일간 총 3차례에 걸쳐 이전하게 된다”며 “7월25~27일, 8월1~3일, 8월8~10일 3주간 목,금,토요일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기정통부가 입주하게 될 세종청사 내 신청사는 2021년에 완공된다. 올해 7~8월에 세종시 내 민간 건물로 이전한 뒤 2년 후에 다시 이사를 해야 한다. 세종청사에 공간이 없는 상황이지만 세종시에 미리 내려가게 되면서 이삿짐을 두 번 싸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집권 2년 내 세종시 이전 공약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며 “이에 맞춰 2018년 3월 개정된 고시대로 이전이 시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약을 지키기 위한 이전이라고 하지만 이로 인한 혈세 낭비는 수십억대가 될 전망이다. 과천청사에서 세종시로 이전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총 150억원으로 책정됐다. 세종시 이전 후 신청사로 다시 이전할 경우에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된다.

2016년 과기정통부는 미래창조과학부 시절에 방위사업청의 입주로 과천청사 4동에서 현재의 5동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이 때 소요된 이전 비용은 50억여원에 달했다. 당시 사용하지 않아도 될 혈세 50억원이 투입돼 청사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013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면서 서울 광화문에서 과천청사로 이전했다. 당시 과기정통부의 전신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부는 KT 광화문 사옥과 서울 중앙청사에 각각 업무를 수행했다. 

최근 10년 동안 5번이나 청사를 옮긴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은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익숙해딜 때 쯤 업무공간이 바뀌니 정을 부치기도 힘들다. 청사가 이전될 때 마다 공무원들은 서울에서 과천으로, 과천에서 다시 세종으로 이사계획을 세워야 하고, 자녀들의 교육문제도 골치거리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이사를 하지 못한 채, 만일을 대비해 백팩에 세면도구, 여분의 셔츠 등을 넣고 원거리 출퇴근하는 백팩족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과기정통부 간판.[사진= 과기정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