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가 본 북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 속내는?

2019-05-05 09:20
양시위 CIIS 주임 "한반도 정세 원점 회귀 대비 군사력 강화 준비"
"대화 재개하려면 상호소통으로 양측 모두 받아들일 방안 도출해야"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는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 '약속 위반'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군사력 건설을 이어가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원(CIIS) 주임은 4일(현지시각) 중국 선전위성TV 즈보강아오타이(直播港澳台)를 통해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그 어떤 안보규칙이나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 주임은 그러면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가 현재 북미·남북관계가 모두 경색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번 움직임에 뚜렷한 정치적 신호를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주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만약 한반도 정세가 원점으로 회귀할 경우에 대비한 각종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여기엔 당연히 군사력 강화도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으로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쏟아부음과 동시에 군사력 강화 훈련도 계속해서 이어감으로써 앞으로 나타날 각종 상황에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란 설명이다. 

양 주임은 북·미 모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고,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미 대화가 멈춰버린 근본적 이유로  양측 모두 상대방에게 앞서 하노이 북핵 회담에서 보였던 입장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북압박 공조를 요구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정말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미간 서로 적극적 상호소통을 통해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모두 함께 서로 마주보고 걸어가며 각자의 입장을 조율한다면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양 주임은 전했다.

그는 단순히 압박을 가하거나 국제적 역량을 동원해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압박을 가하는 그런 방식은 효과적이지 않을 뿐더러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5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동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 4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