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4주 걸리는 난치성 뇌암 동물모델 확립

2019-05-02 08:33
기존 수개월 이상 걸리는 동물모델 단점 극복

서울대병원은 5년 생존율이 2%에 불과한 난치성 뇌암 연구에 필수적인 동물모델 확립법을 새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김정훈 안과 교수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뇌암 조직 세포를 생쥐 안구 내로 주사하는 방식으로 난치성 뇌암 동물모델을 확립했다.

교모세포종은 뇌에서 발병하는 뇌암 종류 중 가장 흔한 형태다. 전체 교모세포종 환자 중 약 1.2년 후, 50%의 환자만이 생존한다.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는 2%에 불과하다.

기존 교모세포종 환자유래 동물모델은 생쥐 피부 밑이나 뇌조직 안에 환자유래 세포를 주사하는 방식이다. 피부 밑 모델은 종양이 잘 생기기는 하지만, 뇌암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고, 뇌조직 모델은 종양이 형성되지 않거나 형성되더라도 수개월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교모세포종 중간생존기간(median survival)이 15개월이 채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약물 치료반응을 보기에는 적절한 모델이 없었다.

연구팀은 안구 내 망막 조직이 뇌와 마찬가지로 신경세포로 구성됐고, 수정체와 망막 사이 유리체라는 공간이 종양세포 증식에 적합하다는 점에 착안해 안구 내 주사를 통한 난치성 뇌암 동물모델을 고안했다.
 

난치성 뇌암 안구 내 주사 동물모델 모식도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실제로 교모세포종 환자 조직에서 유래한 종양세포를 생쥐의 안구 내로 주사하고 4주 간 경과를 관찰한 결과, 모든 생쥐의 안구에서 종양이 형성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같은 세포를 뇌 조직에 주사했을 때에는 6주 이상 두더라도 종양 형성을 관찰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안구 내 주사를 통한 교모세포종 동물모델은 한 달 이내에 종양 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맞춤형 약물 시험‧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훈 교수는 “악성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을 안구 내 주사를 통해 종양 모델을 만드는 기법은 앞으로 전이성 종양 모델 제작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교모세포종 치료법 평가에 활용돼 생존율이 낮은 난치성 뇌암 치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