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치킨’ 부활에 ‘골목치킨’ 타격입을까
2019-04-30 16:50
동네 마트서 치킨 판매···중소 치킨집 ‘경쟁사’ 등장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소비자 선택에 맡길 것”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소비자 선택에 맡길 것”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결국 한달 만에 돌아왔다. 소비자 호응에 따른 결정이지만, 중소 또는 개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치킨집에는 다소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오는 5월1일부터 8일까지, 8일 동안 국내산 냉장 닭을 사용한 통큰치킨 앵콜 행사를 벌인다.
통큰치킨의 일반 판매가는 7810원이다. 롯데 통합 멤버십 엘포인트 회원은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통큰치킨은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도계장에서 생산했으며, 크기가 큰 900g 내외의 닭고기만을 사용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3월까지, 1주일 동안 창립 21주년 행사를 벌이면서 통큰치킨을 9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행사기간 동안 준비물량인 12만 마리가 모두 완판됐다. 매일 각 점포당 100~200마리가 팔려나간 셈이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통큰치킨 구매를 위해 번호표를 받아 대기했고, 오전 중에 준비물량이 품절되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품절로 인해 통큰치킨을 구매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 많은 소비자에게 구매 기회를 다시 한번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통큰치킨의 앵콜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매월 일주일씩, 이벤트성으로 통큰치킨을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2010년도에 처음 선보였던 통큰치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반발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이번에도 롯데마트는 업계 반발을 고려해 ‘한시적 행사’일 뿐이라고 선 그었었다. 하지만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성장세가 꺾이면서 ‘미끼상품’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제 살 깎아 먹기란 지적도 나오지만, 우선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보겠다는 전략이다.
◆골목 치킨집 경쟁사 된 롯데마트
통큰치킨은 직접 구매하러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일반 배달 치킨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해 소비자 구미를 당긴다.
현재 롯데마트 점포 수는 125개다. 서울의 경우 대형마트는 보통 동이나 구 단위에 1개 정도 위치한다. 롯데마트에서 통큰치킨에 소비자가 몰리면 ‘동네 장사’는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 마리에 만원’,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와 같은 저가 마케팅으로 경쟁하는 중소 치킨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시험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상권 쇠퇴(46.2%)’에 이어 ‘경쟁 업체 출현(2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교촌이나 비비큐와 같은 대형 치킨 브랜드들은 고유의 경쟁력이 있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도 있기 때문에 통큰치킨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면서도 “상위 5개 치킨 프랜차이즈보다 중소 회사들이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박리다매’ 전략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