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몸집불리기 시동..."LG화학 게 섯거라"

2019-04-29 09:53
흩어진 자회사 끌어모아 수직계열화 작업 돌입
매출 20조, 영업이익 2조2천억 합병회사 탄생

롯데케미칼이 '화학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해 사업 부문을 합치고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화학 흡수·합병을 검토키로 했다. 다음달 이사회에서 결의되면 연내 합병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분 구조상 롯데케미칼의 90% 자회사로 합병 작업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롯데케미칼이 흩어져 있던 자회사들을 한데 끌어모아 기존사업을 효율화하고 고부가 다운스트림 제품으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제품의 주 소재가 되는 에틸렌을 비롯해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원료를 만드는 업스트림에 사업구조가 집중돼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이를 이용해 합성수지와 건자재(인조 대리석, 엔지니어드 스톤)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구조다.

합병을 통해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를 할 경우 중복 사업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합성수지와 건자재(인조 대리석, 엔지니어드 스톤) 포트폴리오를 확충함으로써 유가와 시황에 흔들리는 석유화학 부문을 뒷받침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 1위인 LG화학과의 격차도 줄어들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28조1830억원, 영업이익 2조24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23.3% 하락한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액이 16조54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9686억원에 그쳐 85.8%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납사 등을 원료로 하여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공업과 이를 원료로 해 다양한 합성수지를 생산한다. LG화학은 PE, PP, BPA, ABS, EP, PVC, 가소제, 아크릴, SAP, 합성고무, 특수수지를 주력제품으로 가지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PP, LLPE, LDPE, HDPE 등을 집중 생산한다.

양사 모두 시황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를 보였지만 LG화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더 큰 낙폭을 막은 반면, 기존 사업에 치중했던 롯데케미칼은 이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차이다.

LG화학은 기초소재 부문(석유화학) 외에도 전지, 전자정보소재, 생명과학, 팜한농 등의 사업부문이 있지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사업만을 주력해 왔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다운스트림 확대를 위한 플랫폼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현재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 된 시점으로 고부가 제품을 공격적으로 장착해 안정적 실적 유지와 이익률 향상을 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