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측 '협상 파트너' 연일 강도높은 비판…내부결속?

2019-04-21 09:31
최선희·권정근 외무성 당국자 "사리분별 해라", "잠꼬대 같은 소리"

[사진 = 연합뉴스 ]


북한이 최근 북미 협상의 미국 측 파트너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자극적인 발언을 삼가던 북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이후 '내부결속'을 위해 미국의 발언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2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 대해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인터뷰를 통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진정한 징후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 제1부상은 볼턴을 향해 "두 수뇌분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라며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 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 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 제1부상의 발언에 앞서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향해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며 "차기 북미협상에는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비판을 당국의 공식 성명이 아닌 당국자와 기자 간 문답 형태로 수위를 조절했다.

특히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공격은 조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당분간 대화를 지속할 의지가 있지만,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의 눈치를 살피거나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