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의 ‘동원참치 신화’, 차남 김남정이 잇는다

2019-04-17 05:04
장남 김남구 부회장, 한국투자금융그룹 경영에 매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왼쪽)이 16일 자진 용퇴 입장을 밝히면서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오른쪽)이 2세 경영자로 본격 나설 예정이다.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을 이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




재계 서열 45위 동원그룹이 2세 경영을 본격화한다.

김재철(85) 동원그룹 회장이 16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 온 지 50년 만이다.

회장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경영 관련 필요한 경우에만 조언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재계 원로로서 사회에 기여 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일찌감치 생활과 증권 부문에서 후계 구도가 명확히 나뉘었다.

김 회장의 장남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을, 차남 김남정 부회장은 동원그룹을 각각 이끈다. 이에 따라 김 회장 퇴진 후에도 큰 틀에서 동원그룹의 경영구도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이끄는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전체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가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해온 기존 경영방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지도체제 관련해서도 김남정 부회장이 중심이 돼 경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정 부회장은 1998년 동원산업 영업부로 사원으로 입사해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시스템즈, 동원에프앤비(F&B) 등 주요 계열사에서 마케팅·기획·경영관리·건설 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3년 부회장직에 오른 이후 그가 주도한 입수합병만 9건에 이른다. 첫 인수 기업은 2014년 필름 및 판지 제조사인 ‘한진피앤시’였다. 그해 10월 음료수 포장재(패키징) 기업 ‘테크팩솔루션(전 두산테크팩)’, 2016년 온라인 반찬 간편식 제조업체 ‘더반찬’과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했다.

기존 참치에서 식품과 패키징, 물류까지 그룹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더반찬의 경우 연매출이 2016년 225억원, 2017년 400억원, 2018년 420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장남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금융업에 집중한다. 김재철 회장은 금융업이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보고,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 진출했고, 이후 사명을 동원증권으로 바꿨다. 김남구 부회장은 동생 김남정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동원산업 사원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금융 분야가 적성에 맞다는 판단 아래 동원증권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동원증권은 동원그룹과 계열 분리하고. 한국투자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외에 각 계열사는 기존대로 전문경영인 중심 독립경영을 한다. 그룹의 전략과 방향은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