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한국형 수자원·수재해 위성의 활약을 기대한다!

2019-04-16 09:40

박천규 환경부 차관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최근 인공위성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지브 바디얄 부사장 등 스페이스X 출신 고위 인사들을 영입했다. 스페이스X는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미국 민간우주탐사 기업이다. 아마존은 스페이스X 인사들을 영입해 3236개에 달하는 작은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퍼(Kuiper)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최초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이래 2006년 아리랑 2호 발사를 성공시켰다.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일본에 이어 세계 7번째 위성 보유국이 됐다. 2010년에는 우리 기술로 개발한 최초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위성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12월에 발사된 천리안위성 2A호 역시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됐다. 세계 최고 수준 기상관측 탑재체를 장착해 올해 7월부터 관측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우리나라 위성은 주로 기상·통신·방송 등을 관측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수자원 조사와 수재해 예방 목적을 위한 위성은 개발된 적이 없었다. 수자원과 수재해에 특화된 위성 개발은 한시가 급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인명과 재산 등 홍수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감시할 위성이 필요한 것이다. 전국적인 가뭄 관측, 녹조 발생에 따른 공간분포 파악, 임진강 접경지역의 홍수관리 등과 같은 물 관리 분야에 대한 정확한 위성정보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 부응해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토·자원관리, 재해·재난 대응을 위한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는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사업 중 하나로 '한국형 수자원·수재해 중형위성 사업'을 2022년부터 추진해 2025년 발사를 목표로 삼고, 올해부터 핵심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는 3년간 위성개발에 필요한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위성발사 이후의 관측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와 운영시스템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자원·수재해 위성은 시간이나 기상조건과 무관하게 홍수와 가뭄 등의 수자원 정보를 관측하게 되며, 이를 위한 센서가 탑재된 500㎏급 위성이다. 기존에는 특정지점을 중심으로 지상에서 직접 관측해야만 했던 수자원 정보를 관측 폭 120㎞ 이상에 걸쳐 하루에 2회 동시에 관측할 수 있게 된다. 수재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특성 분석과 피해지역을 영상지도 형태 이미지로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보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수자원·수재해 위성이 개발되면 홍수와 가뭄 관측, 수자원 시설물 변동, 녹조·적조 감지, 해류, 해양환경 감시, 농작물 생육 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지상에서 관측하는 지점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원하는 시·공간 관측자료를 얻기란 쉽지 않다. 또한, 민간기업이 해외사업 진출 시 요구하는 글로벌 수자원 관련 자료 요청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수자원 위성이 이러한 국민적 수요를 만족시키고, 그동안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수량과 수질, 가뭄과 홍수 등을 하나의 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더욱이 이번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사업은 민간부문과 합동으로 추진되는 등 관련 민간 기술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도 조만간 미국의 스페이스X와 같은 창의력 있는 민간우주기업이 탄생되기를 소망한다.

 

[사진=환경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