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1인 지도체제 확고해져...올 상반기 북미회담 힘들 것"

2019-04-15 10:24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북한은 ‘제2인자’도, ‘김정은-최룡해-박봉주’ 3인 체제도 없는 ‘김정은 유일 지도 체제’로 더욱 굳게 자리 잡았다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정은 국가수반'이라는 글을 통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외형상 북한이 정상국가로 좀 다가갔다고 볼수 있으나, 내용상으로는 김정은의 ‘일인 절대권력 구조’가 더 강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사용한 표현을 주목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당과 국가를 대표해 정책 방향을 밝히는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라는 기존 공식표현들 대신 ‘나는’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며 이같은 표현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일성도 내부 회의들에서는 ‘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당대회 보고서나 최고인민회의 앞에서 하는 시정연설에서는 사용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노동신문이 김정은을 ‘조선 인민의 최고 대표자’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아 최룡해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이 아니라 김정은의 국무위원장직이 대외적으로도 북한을 대표하는 것으로 헌법이 수정되지 않았는가 싶다"고 추측했다.
 
이어 "북한이 아직 헌법 수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아 팩트 체크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해외 주재 북한 대사를 임명하는 신임장이 누구 명의로 나가는 지나 국가 훈장이나 영예 칭호가 나갈 때 누구 명의로 발표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태 전 공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정상회담들이 열리기 힘들게 돼 있고 대남·대미 외교라인의 협상 폭도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실무진의 협상 폭이 한동안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