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 꺾인 외국인투자…5년 연속 200억 달러 달성 '빨간불'

2019-04-11 11:14
1분기 외국인투자 35.7%↓…글로벌 외투 하락추세, 기저효과 영향
신산업·스타트업 투자는 확대 추세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급감하며 5년 연속 200억 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글로벌 투자 하락추세와 지난해 1분기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FDI는 신고액 기준 31억7000만 달러(약 3조6176억원)로 전년 대비 35.7% 감소했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도 15.9% 감소한 2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다만 이번 FDI 분기 실적은 신고기준 10년 평균실적(32억6000만 달러)과 비슷하고, 도착기준 10년 평균실적(22억5000만 달러)을 16.4% 웃도는 것이다.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세계 전반의 FDI 하락세와 맞물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데 따른 기저효과, 외국인투자기업이 세제 부담을 피해 투자를 앞당겼기 때문 등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글로벌 FDI가 전년보다 19% 감소한 1조200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각국의 대외투자 규모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 FDI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작년 1분기 실적(49억3000만 달러·신고기준)이 최근 10년 평균을 크게 상회함에 따라 올해 실적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외투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제도(최대 7년)가 작년 말 종료됨에 따라, 당초 올 1∼2분기에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투자 일정을 작년 하반기로 앞당긴 것도 이번 분기 실적 감소의 부분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산업부는 1분기 외국인투자의 양적인 측면이 아닌 질적으로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차전지, 차세대통신 등 신산업 투자 비중이 지난해부터 증가세를 보이며, 우리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FDI 이행실적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고금액-도착금액 비율(82.4%)은 10년 평균(70.3%) 및 전년동기비율(63.0%)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런 양호한 신고-도착 비율은 계획된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이행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47.3% 감소한 9억9000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 30.5% 증가한 1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은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31.0% 감소한 2억5000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 35.4% 감소한 2억1000만 달러다.

미국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78.7% 감소한 1억6000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 92.3% 감소한 7000만 달러다.

중국은 신고 기준으로 88.0% 감소한 1억3000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 45.5% 감소한 1000만 달러다.

투자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년 대비 21.5% 감소한 12억1000만 달러(이하 신고액 기준)를 기록했고, 서비스업도 42.5% 감소한 19억2000만 달러다.

신규법인을 설립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는 39.1% 감소한 21억6000만 달러를, M&A(인수합병)형 투자도 전년보다 26.8% 감소한 10억1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정대진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등 글로벌 FDI가 하락세를 유지하겠지만 올해도 5년 연속 FDI 20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지자체 등과 전략적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하는 가운데 특히 혁신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국인투자를 중점 유치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