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 사태' 불똥, 남양유업 세무조사까지 이어질까

2019-04-07 13:00
'버닝썬 게이트' 연루 가능성에 관심
홍 회장 오너 일가 경영 '구설수'에 국민연금 배당확대도 곤혹

'마약 투약' 논란과 '봐주기 수사'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황하나 사태가 남양유업에까지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황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주로 버닝썬 게이트와 연루됐을 가능성도 커지면서 남양유업을 향한 당국 세무조사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국세청은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버닝썬 탈세 의혹과 관련한 자료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지난 6일 오후 황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도주 우려'를 이유로 황씨를 구속했고, 황씨는 조사 중 '연예인 지인 권유'로 마약 투약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31)가 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도 수원시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씨에 대한 조사가 속도를 내면서 남양유업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커졌다.

황씨는 남양유업 창업자인 홍두영 회장 막내딸 홍영혜씨 딸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황씨 외삼촌이 된다. 황씨 사태가 터진 뒤 남양유업은 "황씨와 그의 일가족은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 일가에 대한 봐주기식 수사 의혹 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황씨 사건이 경찰 고위층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삼촌이 언급되기도 했고, 황씨가 이문호 버닝썬 대표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정황이 확인돼 이번 사태가 버닝썬 게이트의 한 줄기라고 밝혀질 경우 남양유업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관측이다.

여기에 최근 확인된 남양유업 공시도 세무조사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남양유업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사내이사로 홍 회장과 홍 회장 아들인 홍진석 경영전략본부 상무, 그리고 홍두영 창업주 아내이자 홍 회장 모친인 지송죽 고문이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현재 등기임원에는 양동훈, 이상우 사외이사와 사내이사로 심호근 상근 감사와 이광범 대표, 박종수 연구소장, 서호수 공장장, 이창원 공장장이 등재돼 있다.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8명 중 3명이 홍 회장 일가다.

홍 회장이 지분율 51.68% 최대주주고 아들인 홍진석 상무는 회사 지분은 없지만 사실상 경영 승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 아내이자 홍원식 회장의 모친인 90세 지송죽 고문도 등기임원에 등재돼 있다.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홍 회장 부인인 이운경씨도 외식사업부에서 전무급인 고문역으로 경영에 참가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경영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 지분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최근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 주주권 행사 지침) 강화 일환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합리적인 배당 정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남양유업에 대한 세무조사 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YG엔터테인먼트 조사와 유흥업소 조사 등은 별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 국세청 중점 관리 대상이 역외 탈세, 대재산가 탈루 혐의, 부동산 조세 포탈, 유흥업소 같은 민생 침해 업종이었고, 이와 관련된 조사 과정에서 사건 연관성이 나오거나 규모가 커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