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날짜 발표하려던 트럼프, 맘 바꾼 이유는?

2019-04-05 10:09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의 만난 자리에서 미·중 정상회담 날짜를 발표하지 못한 것이 미국 행정부 고위관료들의 반발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중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하려고 했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반발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은 최종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안 서명식이 될 수도 있는 정상회담 날짜를 미리 정해버리면 미국에 불리하다며 트럼프를 만류했다고 한다. 

앞서 WSJ는 미국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해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4주 사이에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에 이를 것"이라고만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데드라인을 정하는 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날짜를 못 박는 것이 협상 타결을 하루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고, 최종 합의까지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무역협정 이행을 강제할 장치의 세부사항, 미국이 연간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 철회 여부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모든 관세를 철회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관세 일부를 남겨두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일정으로 워싱턴DC USTR 본부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류 부총리 간 고위급 회담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협상 상황에 따라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