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창립 52주년 맞아 ‘뉴롯데’ 지배력 다진다

2019-04-02 17:58
경영복귀 6개월 접어들며 안정화·현장경영 박차
6개 계열사 분할합병으로 롯데지주 지분율 10% 상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제공]



재계 5위 롯데그룹이 3일 창립 52주년을 맞는다. 신동빈 회장은 이를 기점으로 올해 한-일 롯데의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하고, ‘뉴롯데’ 다지기에 나설 전망이다.

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모태가 된 롯데제과 설립일인 4월 3일을 창업기념일로 삼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창업 정신을 기린다. 다만 창립 50주년 때처럼 별도의 기념식과 축하행사 등은 열지 않고 롯데지주·제과 임직원들은 하루 휴무한다. 

별도의 성대한 행사는 없지만, 신동빈 회장은 이날을 기점으로 ‘뉴롯데’ 추진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항소심 이후 신 회장의 경영복귀가 이달로 6개월째에 접어드는 데다, 최근 롯데백화점인천터미널점과 롯데아울렛기흥점 등을 잇달아 찾는 ‘현장 경영’ 행보가 이를 반증한다.

앞서 롯데는 지난 2017년 10월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상장계열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 한국과 일본을 떠들썩하게 한 ‘롯데家 형제의 난’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당시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을 위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전환 등 ‘뉴롯데’를 약속했다.

실제로 롯데지주 출범을 통해 그동안 50개에 달하던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13개로 급감했다. 이후 지난해 4월 롯데그룹은 롯데상사, 롯데아이티테크, 대홍기획,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지알에스 등 6개 비상장 계열사의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면서 순환·상호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은 롯데지주를 통한 계열사 지배력을 키워왔다. 앞서 6개 계열사를 분할합병하면서 8.63%로 줄어든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최근 10.47%로 높아졌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에 대한 롯데지주의 지분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대신 롯데지주 신주를 받는 형태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2월에는 그동안 물러나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도 복귀했다. 앞서 신 회장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 구속수감된 지난해 2월 일본 롯데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었다. 다만 등기이사직은 유지한 터라, 1년 만에 이사회 의결만으로 대표직에 손쉽게 복귀할 수 있었다.

롯데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올해가 사실상 신 회장의 뉴롯데 경영이 본격화 되는 한해로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는 국정농단 재판 등으로 경영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경영 복귀 6개월을 즈음해 신 회장이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고, 롯데지주 체제도 안정화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이 여의치 않은 점은 과제다. 형제의 난 후폭풍으로 이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한차례 포기했던 만큼, 롯데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때를 노리고 있다”면서 “신 회장이 약속한 경영 투명화를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은 계획대로 차분히 추진할 것이며, 이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