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가 표면적인 이유지만,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동시에 겨냥하며 정권에 부담을 안기려는 게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보입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에는 대통령 밑에 소통령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조통령’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조 수석을 정면 겨냥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이번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대해 무척 억울하다는 모습인데 조국 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의 이른바 ‘조조라인’을 철통방어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둘 만큼은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또한 전날 “이제는 책임을 지고 조국 민정수석이 물러날 때이다. 참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민정수석”이라며 “민정수석실은 기강이 해이에서 그런지 인사 참사, 음주운전, 민간인 사찰 의혹 제기 등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야권이 조국 수석을 연일 공격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상징성 때문입니다. 조국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계속 민정수석을 맡아 대통령의 관심 사항을 추진해 왔습니다. 대통령 발의 개헌안을 나서 설명하는가 하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사 참사의 책임을 물어 조국 수석을 공격할수록 문재인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셈입니다.

여권은 철통 방어에 나섰습니다. 조국 수석이 물러날 경우 정권에 안길 타격은 물론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작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 지도부는 조국 책임론에 대해 입을 닫고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고 있습니다.

대신 일부 의원들이 나서 조국 수석을 변호하고 있습니다. 안민석 의원은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조국의 사퇴가 거론되는 배경에는 공수처와 검찰개혁 동력을 잠재우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며 “조국의 사퇴와 더불어 공수처와 검찰개혁 동력이 급격히 쇠락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공수처와 검찰개혁에 대한 일관된 신념을 가진 그에게 사퇴를 요구한다면, 공수처와 검찰개혁 반대론자이거나 반대론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어리석은 사람일 것”이라며 “조국의 사퇴는 공수처와 검찰개혁 포기이다. 그러기에 공수처와 검찰개혁을 위해 조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권에선 조국 수석의 정치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 PK 출마론이 계속해서 제기됩니다. ‘경질’이라는 딱지를 안겨 상처를 입혀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도 노무현 정부 당시 민정수석을 맡았던 만큼, 비슷한 정치 여정을 걷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조국 수석이 이미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야권의 공세는 끊이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의 방어 역시 이어질 것입니다. 여야 공방 속에 조국 수석의 정치적 상징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정치는 기호지세(騎虎之勢)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타 내려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 조국 수석의 모습이 꼭 그러한 것 같습니다.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공언이 이뤄질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