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리드라이프, 한라상조 지분 매각…5년 만에 독자노선
2019-03-28 14:45
작년 9월 이후 본사 이전, 상조상품 개별 판매
업계 “직영 장례식장 늘리기 위한 현금 확보” 추측
업계 “직영 장례식장 늘리기 위한 현금 확보” 추측
선수금 규모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가 보유하고 있던 한라상조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상조는 작년 9월 기준 선수금 규모 1000억원 업체로, 2013년 프리드라이프가 지분 93%를 인수한 바 있다.
28일 복수의 상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프리드라이프는 자회사였던 한라상조 지분 매각 작업을 작년 하반기 완료했다. 법인은 분리돼 있었지만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던 두 회사가 이제 독자노선을 걷게 된 셈이다.
실제로 한라상조는 작년 10월부터 한라리빙 1‧2호 상품과 올해 1월 한라273‧392 등 자체 상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상조 상품에 ‘프리드VIP’ 등 이름을 붙여 프리드라이프 자회사였다는 점을 강조해왔던 이전 행보와는 차별화된다.
한라상조는 한국상조공제조합 소속이기 때문에 주주 변경에 따른 대주주 변경 심사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원래 법인은 분리돼 있었고, 실질적 운영 주체도 달랐다. 프리드 상조 상품만 함께 썼는데, 작년부터 아예 별도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며 “의전팀의 경우도 완전히 따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프리드가 한라상조 지분을 처분한 배경을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일반적인 경영 판단이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직영 장례식장을 늘리기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은 작년 김포에서 론칭한 호텔식 장례식장 쉴낙원을 서울‧경기권에 50개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사적으로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리드는 작년 기준 3000억원 넘는 유동자산을 보유 중이지만, 쉴낙원 한 곳을 건설할 때마다 300억원 넘는 투자금액이 들어가는 만큼 유동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프리드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워터게이트 빌딩’을 작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470억원에 매입한 뒤 건설사를 선정해 직접 건물 시공을 시도했지만, 현재 공사는 중지된 상태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워터게이트 빌딩 및 토지의 시세는 1000억원에 달한다.
다른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회사가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직영 장례식장 확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상조업계가 재편되면 타 업체와의 차별화가 필요한데 결합상품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직영 장례식장의 수가 그 업체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