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하지 마라”…박영선 인사청문회, 여야 막말에 비방전

2019-03-27 17:30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오른쪽).[사진=김태림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후에도 여야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일명 '평창갑질'과 미제출 자료 등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면서 서로를 비난하기도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7일 국회에서 중기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인사청문회가 속개하자 산자중기위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종배 의원은 “오전 요구한 제출 단 한건도 제출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 한명도 받았다는 사람이 없다. 오전에 자료를 다 제출하겠다고 말했는데 한 건도 제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책했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시는 분이 이렇게 제출 안 할 수 있느냐. 내로남불이다. 제출 못하면 사유를 밝히고, 제출 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해야 한다”고 말하며 언성을 높였다.

박 후보자는 “(지금) 자료 들고 직원들이 서 있다. (의원들에게) 파일 드리기 위해 의원들에게 드리려고 했는데 위원장님 회의장에 들어가 있어서 못 건넸다”며 “산자중기위 위원분들이 너무 훌륭해 중기부 직원들이 주눅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홍일표 위원장은 “(훌륭하다는) 평가 발언은 비아냥거리는 것 같다”며 “사실관계만 말해라”고 지적했다.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 분위기를 풀어보기 위한 모습도 보였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원장님 오후 시간엔 컴퓨터 앞에 있는 부착물 떼고 평화스런 분위기 속해서 정회하면 좋겠다. 현장이 주눅이 늘고 위화감 든다”고 건의했다. 

이어 “후보님 식사 잘 하셨나. 이 자리 있을 때 하고 그 자리 있을 때 소회가 다른가”라며 가벼운 질문도 던졌다.

박 후보자는 "오늘 아침에 어떤 선배님이 저한테 ‘도끼에 찍혀도 향을 선사하면 좋겠다’라는 문자 보냈는데, 문자 그 말 지키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훈훈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청문회가 속개한지 30분이 지났지만, 야당의원들 중 절반이 오지 않았다. 이 가운데 평창갑질과 자료 미체출 문제 등으로 여야 간 고성이 또 오갔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 대신 참석한 성일종 의원은 “평창 롱패딩은 660벌 밖에 안 만들었다. 그걸 갑질해서 다른 데서 받았는지, 아니면 의원에게 받았는지 (국민들이) 궁금해 한다. 패딩 누구한테 받았냐. 그것만 대답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가) 고생한다며 (친분 있는) 의원님이 평창 롱패딩을 빌려줬다. 누구인지는 의원님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기 있을 때(국회의원)와 저기 있을 때(장관 후보자)가 180도 다르다. 박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보자보자하니까 너무 하는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정 의원에 발언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을 몇 번 해야 하나. 무슨 반말을 하고 있어”라며 지적했다. 

청문회가 중반 쯤 접어들자 유방암 수술 관련 서면 질의를 한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 후보자가 정면 충돌하면서 난타전 직전까지 갔다. 

윤 의원은 “특혜 진료를 확인하기 위해서 서면으로 질의한 것으로 (오늘) 청문회장에선 해당 질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진료와 관련된 제보가 있었다. 특혜 진료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관련 서면 질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서면 질의와 답변 내용은 책자로 인쇄돼 전국을 돌아다닌다”며 “그런 목적(특혜 진료)으로 자료 제출 요청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질문했어야 한다. 유방암을 앓는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이는 섹슈얼 해러스먼트(성희롱)다”고 반발했다.

이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의 ‘동물과 다른 점’이라는 말에 자유한국당 측은 즉시 반발하며 여야 간 고성으로 이어졌다.

홍 위원장이 자중할 것을 요구하며 박 후보자에게 “동물 비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저는 그것보다 더 심한 폄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답변 철회나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언했다.
 

27일 오후 박영선 중기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시작된지 30분이 지났지만 야당 의원들의 절반만 참여했다.[사진=김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