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글로벌 공략은 선진·신흥국 ‘투트랙’

2019-03-26 17:33
취임 간담회서 통화 안정성 확보·베트남 집중투자 강조
디지털 대전환 위해 IT 인력 지점 배치 등 채용 혁신도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은행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글로벌 공략은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된다. 하나의 트랙은 기축통화지역이며 두 번째 트랙은 국가의 경제발전 속도에 따라 금융에 대한 니즈(요구)가 팽창하고 있는 신흥국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의 통화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기축통화지역에 확실한 채널이 필요하며 신흥국은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 그 지역에서 초격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의 이같은 전략은 금융위기와 리먼 쇼크 당시 해외 근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그는 “당시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지만 통화 안정성이 굉장히 약했었다. 10대 경제대국임에도 통화 안정성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리먼쇼크가 끝날 무렵 신한은행은 SBJ은행을 통해 2500억엔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위기상황이 벌어졌을 때 통화의 안정성이 높은 기축통화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흥국 공략은 선택과 집중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신흥국 몇 개 국에 몇 개 점포가 나가있느냐를 따지던 시대는 지났다”며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 그 지역에서 초격차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베트남을 예로 들고, “베트남 현지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형태나 규모를 갖추기 위해 과감한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채용시스템부터 혁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진 행장은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선 조직의 많은 변신과 인력확보가 중요하다”면서 “과거 은행은 상공계 출신 인물을 뽑아 전환배치를 통해 IT 인력을 키워냈다면 앞으로는 IT 인력을 뽑아 지점근무를 경험토록 하는 돈키호테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진 행장은 “IT 인력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없애고 그들을 현업 부서에 직접 배치해 현장에서 바로바로 애자일(agile·민첩한) 방식으로 일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진 행장은 △고객중심 △업(業)의 본질에 대한 혁신 △신한문화와 자긍심을 강조했다.

진 행장은 “고객의 행복한 내일과 직원의 밝은 미래를 위해 다같이 사랑하고 소통하면서 멋진 은행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