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임종헌 재판 증인들, 출석 독려해달라" 요청

2019-03-26 14:55
증인으로 소환된 현직 판사들, 출석 연기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서 검찰이 증인으로 소환된 현직 판사들의 출석을 독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26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 전 차장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먼저 검찰은 증인으로 신청한 현직 판사 3명 가운데 2명이 자신의 재판 일정 때문에 지정한 날짜에 출석하기 어렵다고 한 사실을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오는 28일 시진국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현 통영지원 부장판사), 내달 2일엔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4일엔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검찰은 "세 사람 중 정다주만 출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며 "시진국은 본인 재판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지정돼 있고, 서울과 거리가 먼 통영에 근무해서 재판 기일 정리 등을 위해 5월 2일이나 4월 중순 금요일에 출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주 2회 재판이나 재판 준비 일정을 이유로 출석일을 한 달 가까이 늦춰달라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며 "이런 점을 수용하다 보면 이 재판이 한없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상 중요 사건에서 증인들이 생업 종사나 자녀 양육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 재판부는 과태료를 부과해 출석을 독려했다"며 "이 사건 증인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일반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불출석 사유를 판단해 출석을 독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사건 재판엔 향후 100명 이상의 현직 법관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데, 이번처럼 본인 재판 일정을 이유로 기일 연기 요청이 반복될 것으로 염려된다"며 재판부에 증인신문 기일을 일괄해서 지정해 달라고 덧붙였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 농단' 관련 속행 공판 출석을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3.26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