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2019-03-26 12:49
​사내 이메일 통해 이임 소회 밝혀

[사진=신한은행 제공]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35년간 신한은행에 몸담았던 위성호 행장이 임직원들에게 사내 이메일을 튱해 이임의 소회를 밝혔다.

위 행장은 “직접 여러분을 대면하지 않고 이렇게 글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 아쉽다”며 “하지만 격식 차린 조회 분위기 속에서 이임식을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예전부터 제 생각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은행장이 첫 포부를 밝히는 취임식에 더 소중한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며 “또 이임의 글 만큼은 제가 직접 쓰겠다는 바램도 있었다”고 이메일을 보낸 이유를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선배로서 제가 완성하지 못한 부분들을 여러분에게 아쉬운 짐으로 남기고자 한다”며 후배들을 향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위 행장은 “개선하려고 하지 말고 업과 관점을 재정의 하기 바란다”며 “초격차 리딩뱅크는 단순히 당기순이익 1위은행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하는 은행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모두가 주저 없이 꼽는 그런 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려면 경영진들은 넓은 시야로 큰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때로는 과감한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된다”면서 “짧은 호흡으로 당장의 1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긴 호흡으로 미래를 위해 2등이 될 필요도 있다. 천년 신한은 후배들을 위한 소중한 직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위 행장은 “금융의 디지털화를 절대 가벼이 보지 말아야 한다”면서 디지털화에 대한 집중력도 요구했다.

그는 “이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cloud),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과 같은 용어에 익숙해졌고 실용화되고 있는 단계”라면서 “뱅킹 서비스는 여러 이종사업자들이 누구나 자기 플랫폼에서 제공하게 될 것이며 상품을 지점에서 팔던 시대는 빠르게 지고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 동맹의 모델을 만드느냐에 승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직원들이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일이 힘들고 때로는 여러분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지만 여러분은 대한민국에서 취업하고 싶어하는 최상위 군에 속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며 “또 큰 점포에 근무하든, 작은 점포에 근무하든, 누구나 신한의 소중한 인재들”이라고 애정어린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이제 제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또 소확행도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트래킹하면서 직장생활 되돌아보기, 요리를 배워 가족들에게 음식 만들어 주기, 애완견을 키워 내편 하나 만들기, 어학공부를 다시 시작해 편안한 해외여행 하기, TV보면서 실없이 웃고 울기 등을 사례로 들었다.

위 행장은 "하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포털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할 것"이라며 “그 일은 우리들의 신한이 초격차 리딩뱅크가 되는 그날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위 행장은 “저와 생각이 달랐던 사람들을 포용하려 애썼으나 충분하지 못했고, 저의 어리석음으로 상처를 받은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어 “저에게 주셨던 헌신과 사랑을 조용병 회장님과 진옥동 은행장에게 아낌없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그 동안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