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미회담, 의도된 결렬…협상 곧 재개될 것”

2019-03-05 11:26
트럼프, 미국 내 사회적 이슈 후 볼턴 보좌관 통해 협상문턱 높여…문 대통령 중재역할도 강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전문가 초청간담회에서 마이크를 고쳐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현 "북미회담, 의도된 결렬…'재수없는 사람' 볼턴이 악역" '영변 외 핵시설' 두고 "美, 별것도 아닌 걸로 北에 자백하라는 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의도된 결렬’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주최한 전문가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처음 만난 후 기자에게 ‘둘이서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면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합의가) 다 됐다는 것”이라면서 “북미가 사실상 합의에 이른 상태였으나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의혹과 관련해 마이콜 코언 청문회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져 트럼프 대통령 심기를 건드린 것이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회담 둘째 날 확대정상회담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한 것은 회담이 결렬될 것이란 신호였다”며 “그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다. 볼턴을 통해 문턱을 높이고, 이에 맞춰 북한도 제제 해제를 높여 달라 요구하면서 더 이상 협상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다. 의도된 노딜, 결렬이었다”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만들어낸 합의를 스스로 깰 수는 없으니, 볼턴에게 악역을 맡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영변 외 핵시설'에 대해서는 “연료를 만들기 위해 저농축 하는 것도 고농축으로 우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수가 많다는 것으로 홀려서 (김 위원장에 대해) '나쁜 놈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계산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시설을 언급하자 김 위원장이 놀랐다는 말에 대해서는 “'들통났구나' 해서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이런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

그는 의도된 노딜이자 결렬임을 강조하면서 북미가 곧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중재자 역할'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미팅'을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북미 간 나눈 대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절충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