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중학교가 4일 이색적인 입학식을 가져 화제다.

학생들이 조선시대 유생이 돼 조선시대 입학례인 ‘속수례(束脩禮)’를 체험했다.

속수례는 성균관에 입학하는 왕세자도 엄격히 지켰을 만큼 평생 스승으로 모시고 가르침을 받으려는 겸손한 마음가짐을 예로 표시하는 행사다.

이날 곡성중학교 신입생 70명과 교사들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치렀다.

신입생들은 유건과 도포를 입고 스승을 처음 만날 때 존경의 뜻을 표하던 ‘속수례’ 의식을 행했다.

또 화합과 조화로운 새 출발을 기원하는 청사초롱을 든 재학생의 안내를 받아 레드카펫 위로 입장했고, 신입생 대표는 세 차례에 걸쳐 스승께 학업을 간청했다.

이어 속수지례를 올려 수학을 허락받고 전인적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것을 맹세한 신입생들은 스승과 첫 수업을 했다.

논어와 효경의 한 구절을 대표스승의 선창에 따라 일제히 낭독하고 의미를 되새겼다.

새내기를 환영하는 재학생 대표 세로토닌드럼클럽의 모듬북 공연, 동악학생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합주가 펼쳐졌다.

곡성중학교는 올해 처음으로 곡성향교, 곡성문화원과 연계해 ‘온마을이 함께하는 심청골 인성교육’의 하나로 속수례 입학식을 기획했다.

곡성중학교 김성희 교장은 “옛 선조들은 모든 가르침이 예(禮)에서 시작된다고 여겼다.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고, 학생은 교사에게 열심히 배우겠다는 다짐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