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타결되면 한국 등 美동맹국 수출 타격"

2019-03-05 09:30
WSJ "한국, 230억 달러 손실...전체 수출 3.1% 수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백악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G2(주요 2개국)의 싸움이 글로벌 경제 둔화의 최대 요인으로 꼽혔던 만큼 시장은 반색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에게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 측에 소고기, 돼지고기 등 우리 농산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즉시 없애라고 요구했다"며 "(우리는) 3월 1일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하다는 소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중국이 더 많은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방향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의 수출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중국이 오는 2024년까지 향후 5년동안 총 1조3500억 달러(약 1465조1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한국은 매년 230억 달러(약 25조9210억원)어치의 수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체 수출액의 3.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일본은 매년 총 수출액의 3%에 해당하는 280억 달러의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대만은 각각 매년 260억 달러, 200억 달러 규모의 수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中國石化)이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업체 셰니에르 에너지에서 180억 달러 규모의 LNG를 수입하는 경우 LNG에 대규모 투자를 한 호주와 캐나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WSJ는 "위에서 언급한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 구매 규모(1조3500억 달러)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작년 12월 언급한 1조2000억 달러 수준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며 "일본의 경우 기존에 중국에 판매하던 자동차 중 일부를 미국에 판매할 수도 있지만 단기간 안에 대규모 수출 판로를 전환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WSJ이 소식통을 인용,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단계'에 와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곧 결승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해싯 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결승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데 모두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