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3.1운동 100주년 기념 친일 등 어두운 과거 반성 움직임 본격화

2019-03-02 03:13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월 28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미사’를 주례하고 있다.[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와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행사와 기념식이 전개된 가운데 친일 등 어두운 과거를 반성하는 중교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일 발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감리교회의 고백과 선언’에서 “지난 시대를 돌이켜 보며 마음을 찢고(요엘 2:13) 회개한다”며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복음의 빛을 비춰주고 구원하여 주셨으나, 우리는 주의 계명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고, 우상에게 머리를 숙이는 신사참배에 가담한 일이 있으며, 회유와 핍박에 넘어가 불의와 타협하였던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힌 담을 헐고 하나되신(엡 2:14) 주님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나라와 겨레의 분단을 막지 못하고 여전히 분단 가운데 있다”며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마 25:40)이라 하셨으나, 없는 사람들과 약한 사람들과 여성을 차별하였다.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이단에게 교회를 팔았으며, 양 무리의 본이 되어야 할(벧 5:3) 교회의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금권선거를 행하였으며, 교회를 세습하였고, 학연과 지연으로 교회를 분열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하여 교회 지도자들을 키워내야 하는 신학교는 믿음의 본을 보이지 못하고 분열된 채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성도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일로 주의 영광을 가리고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지 못한 것을 마음을 찢으며 통회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담화에서 “조선 후기 한 세기에 걸친 혹독한 박해를 겪고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한국 천주교회는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라며 “그런 까닭에 외국 선교사들로 이루어진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일제의 강제 병합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도,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워 해방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외면한 채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 전쟁에 참여할 것과 신사 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 천주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성찰하며 반성합니다”라며 “그리고 당시 교회 지도자들의 침묵과 제재에도, 개인의 양심과 정의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이름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들도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기억하려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의 지난 잘못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좌절에도 쓰러지지 않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던 그들을 본받고 따르기 위함입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