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에 경고 "유럽에 중거리핵 배치시 美 본토 겨냥"
2019-02-20 21:49
20일 의회 국정연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을 파기하고 유럽에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미국 본토를 겨냥한 중거리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의회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 추진과 관련한 러시아의 대응조치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러시아 현지 언론인 모스크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대결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대응해 먼저 그러한 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만약 미국이 미사일을 개발해 유럽에 배치한다면 이는 국제 안보 정세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이며 러시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됐다.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과 실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한 것으로, 이는 냉전시대 미소 군비경쟁을 종식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NF 탈퇴 선언후 러시아도 맞대응으로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하면서 INF 조약은 와해위기에 놓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