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 한국경제-전문가진단] "경제악화 부추긴 땜질식 처방…구체적 정책 실천이 중요"
2019-02-07 04:00
그때 그때 새로운 규제…지난 1년새 오히려 늘어
과도한 노동 권력화…정부 강력한 메시지 보여야
과도한 노동 권력화…정부 강력한 메시지 보여야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상황에서 융합적인 경제현실에 대한 이해보다는 과거의 자본과 노동 사이 패러다임에 매몰된 정책 추진이 현 사태를 초래한 주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 정부 들어서 비중이 큰 일자리와 분배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인데, 그 가운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게 뼈아프다"며 "현 상황에서 새롭게 무언가를 내놓기는 어렵더라도 내실있게 추진해야 3년차 레임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경제가 안 좋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았는데, 진짜 위기는 국제 경제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 상황에 놓인 올해부터일 것"이라며 "이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경제정책이라는 것을 미리 준비해놓고 내놔야 하는데, 대증적 처방으로만 하다보니 경제가 그때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풀리지 않는 노동개혁을 지목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50여개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서 이보다도 강한 노동 권력기관은 없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정부가 정책 추진에 있어서 노동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이지 않으면 현 경제상황을 헤쳐나갈 힘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정부의 단기 경제정책 효용성을 꼬집었다. 조 실장은 "최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등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을 허용했지만, 단기적인 경제효과 차원"이라며 "역시나 국민 세금을 걷어서 하는 사업인데, 막대한 예산에 대한 세금이 늘어나면 경기가 침체되는 효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 실장 역시 노동계에 대한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경영에 참여하는 등 지금 노조 기득권이 커 노동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이런 상황이 청년 일자리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엄청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이 낮은 근로자가 해고되고 새로운 근로자가 들어와서 선순환구조가 돼야 하는데도 노조는 배관에서 꽉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그런 부작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활력의 우선순위로 노동 문제를 꼽았다. 성 교수는 "현재 경기 상황은 매우 어려워졌고 정부 출범 때보다도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추세적인 경제 환경의 요인도 있지만,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상황을 극복해나가는 차원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최저임금 수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이렇다보니 정책 궤도수정과 노동시장에서 비용 충격 완화, 자원 재배치를 통한 경쟁력 강화, 규제 합리화 등이 신속히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1년 동안 오히려 규제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 교수는 "예를 들면 환경 이슈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진입시키는 산업에서 규제가 강화됐다"며 "사안이 발생하면 그에 맞는 규제를 찾아 내놓는 등 대증요법식 문제해결이 큰 틀에서 규제개혁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말 제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있는 정책이라도 제대로 해야만 현 경제난국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 등 나름의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고 이를 계속 확대해나가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사실 옳고 그른 것을 따지고 할 때가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구체적인 정책을 실천해나가는 게 중요한 시기"라며 "다시 무언가를 새롭게 내놓기보다는 기존의 혁신성장, 규제개혁, 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실속있게 끌고 나가는 것이 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